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6.6 © 뉴스1 이재명 기자
6·3 지방선거 후 여야 대표가 나란히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를 향해 8월 전당대회 전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 분출했고,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를 향한 지도부 총사퇴 요구와 개혁파 의원들의 공개 사퇴 촉구가 이어졌다. 선거가 끝난 지 8일 만에 양당 모두 지도부 책임론이 거센 거취 압박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정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언급한 뒤 친명(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분위기가 더 격앙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발언에 나섰던 장철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대표는 오늘 최고위에서 통합을 말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전당대회 이후 당력을 결집하려면, 오늘이라도 사퇴해야 한다"며 "정 대표뿐만 아니라 전당대회 선거 관리의 책임을 갖고 있는 분들 모두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경북도당위원장인 임미애 의원은 "전에 대표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때도 60일 전에 그만두셨다. (정 대표도) 다음 주면 바로 60일 전인데 그만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 출마했던 신정훈 의원도 "전남에서 불법 당원모집이라는 혐의로 쫓아낸 출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고, 전북에서 40%에 가까운 무소속 지지가 나온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당 지도부의 호남에 대한 오만한 자세가 도저히 용서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이런 분위기 속 조승래 사무총장은 "규정대로 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고, 정 대표는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이석했다고 전해했다.
친명계에서는 연일 정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정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두고 "정말 부적절했고 대단한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 사이의 거리감도 부각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며 이번 성적표를 "국민이 저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규정했다. 정 대표를 향한 우회적 경고로 해석됐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반면,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공항에 나와 이 대통령을 환송해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이 더 공개적으로 분출했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지 하루 만에 지도부 내부에서 총사퇴론이 터져 나왔고, 당내 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5명도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친한(한동훈)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총선을 잘 준비할 수 있게 우리 지도부는 이제 다음 지도부를 위한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공개 제안했다.
이에 장 대표와 가까운 조광한 최고위원이 "철없는 소리"라며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 같다"고 반발하면서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일부 최고위원들도 우 최고위원의 발언이 사전 논의 없이 나온 개인 의견이라며 비판했다.
평소 거취 관련 공세에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온장 대표도 직접 반박에 나섰다. 장 대표는 "당 지도부에 어떤 선택을 요구하거나 그 길을 열려면 110명의 의원께서 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 최고위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우 최고위원 발언 45분 뒤인 오전 10시 15분에는 대안과 미래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에게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장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했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대안과 미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를 통해 장 대표 거취 문제를 원내 의제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의 지원을 받은 김도읍 의원과 정 원내대표의 표 차가 7표에 불과했던 만큼, 장 대표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임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그 이슈(지도부 퇴진론)로 간다면 우리 당은 결국 당내 문제로 매몰될 것"이라며 "당원들의 목소리에 따라 당원들이 뽑아준 당 지도부는 당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언제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보수 노선의 방향'을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는 "보수 재건의 출발점은 윤석열 시대와의 정치적 결별"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국민의힘은 완전한 붕괴가 아닌 재편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김 교수는 "과거를 성찰할 용기가 없는 정당에 미래는 없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