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AI전략 중심축 '네이버 사단'이 떴다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9:58

[이데일리 이소현·윤정훈 기자] ‘1세대 IT 전문가’, ‘네이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이재명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2006년 한명숙 전 총리 이후 20년 만의 여성 총리이자, 헌정 사상 첫 IT기업인 출신 총리가 된다.

네이버 출신의 한성숙(왼쪽부터) 국무총리 후보자, 하정우 초대 AI미래기획 수석,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이데일리 DB 기준 챗GPT 이미지 생성으로 재구성)
한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새 정부 핵심 요직에 포진한 이른바 ‘네이버 라인’도 주목받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정우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이어 한 후보자까지 국정 전면에 나서면서 네이버(NAVER(035420))가 새 정부 AI·디지털 정책의 대표적인 인재 공급처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용주의 인사’와도 맞닿아 있다.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과를 낸 전문가를 전면 배치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은 만큼 기술과 플랫폼 산업을 직접 경험한 민간 전문가들이 중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도 IT 기업 출신 인사가 정부에 진출한 사례는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김철균 뉴미디어비서관, 문재인 정부의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은 주로 대국민 소통과 온라인 홍보, 뉴미디어 전략 등 ‘메시지 관리’에 머물렀다.

반면 이재명 정부의 IT 인사는 결이 다르다. 단순 홍보 참모가 아니라 AI 국가전략과 산업혁신, 콘텐츠·플랫폼 정책 등 국정 핵심 의제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자리로 이동했다. 하 전 수석은 대통령실 AI 정책 컨트롤타워를 맡았었고, 최 장관은 콘텐츠와 플랫폼 정책을 총괄한다. 여기에 한 후보자까지 합류하면서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AI·디지털 정책의 핵심 축을 형성하게 됐다.

IT 출신 정부 인사 역할 변화(그래픽=김일환 기자)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정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과거 인터넷 기업 출신 인사들이 정부의 ‘온라인 창구’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해 본 인재들이 국가 성장전략을 설계하는 위치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의 플랫폼 운영 경험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등 하드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네이버는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해 사업화한 경험을 갖고 있다. 데이터와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 이용자 접점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경험한 인재들이 정부의 AI 정책 추진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모두를 위한 AI’ 기조 역시 이 같은 인선과 연결된다. AI를 특정 대기업의 기술 경쟁에 머물게 하지 않고 행정·교육·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서비스를 확산하고 생태계를 운영해 본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T업계는 이를 시장 변화에 맞춰 빠르게 실행하고 수정하는 ‘판교식 혁신 문화’를 국정 전반에 이식하겠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선이 AI 중심 국가전략과 실용주의 노선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한다.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AI 3강 도약을 추진하는 정부의 미래지향적 국정 기조와 잘 맞는 인사”라고 말했다.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는 “혁신 기업에서 성과를 만들어본 인재들이 공직에서 역할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기업 출신 인사가 정부 핵심 요직에 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총리는 특정 분야 전문성보다 부처 간 조정과 관리 능력이 중요한 자리”라며 “민간 혁신 경험을 국정에 접목하되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의 협의를 통해 정책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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