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열정, 국민 전체 향해야” 순방 중 ‘폭풍SNS’로 현안 챙겨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9:54

[로마=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9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유럽연합(EU)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이슈에 대해 ‘폭풍 메시지’를 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강도 높게 활용하는 한편 현지에서 국내 청와대 참모들과 화상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국정 공백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국내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3일(현지시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U 순방 일정의 절반을 넘긴 14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이 대통령이 SNS에 남긴 메시지 수는 서른 건에 가깝다. 출국 당일인 9일부터 이날까지 이 대통령이 직접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엑스(X)의 메시지 건수는 26건이다. 하루 평균 4건 이상의 SNS 메시지를 냈다는 의미다.

이 중 순방 둘째 날이면서 벨기에 정상회담이 있었던 10일에는 8건의 엑스 메시지가 나왔다. 순방국에 대한 감사와 협력 메시지가 많았지만, 이례적으로 국내 이슈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직접 언급하거나 잠실 시위 현장에서 경찰들이 받은 조롱을 개탄했다.

지난 13일에는 여당 지도부를 향해 강도 높은 지적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 철학자 막스 베버가 지적한 정치인의 자질을 주문하면서 “집권 여당은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출국길에 정 대표가 불참했고, 그전 ‘국민은 영원하고 권력은 짧다’라는 정 대표의 발언과 얽히면서 이 해석은 더 설득력을 얻었다.

이후 국내 현안에 대한 메시지는 줄었지만 이 대통령은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를 14일(현지시간) 오후에 개최하는 등 계속해서 국내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안건은 ‘선관위 국정조사 및 제도 개선 계획’, 민정수석실이 준비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경제성장수석실이 마련한 ‘외환 금융시장 동향 및 물가 관련 대책’ 등이다.

홍보소통수석실은 공지문을 통해 “해외 순방 중 영상으로 하는 첫 수석·비서관 회의로 실장·수석이 모두 참석해 현안을 대통령께 보고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순방이 끝난 다음 날에도 대수보회의를 주재한다”며 “대통령은 순방 기간과 직후에도 국정 운영에 조그마한 차질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동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는 “화상 대수보회의는 출국 전에 결정된 사항으로 순방 중에도 국정 공백이 없도록 화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면서 추가 해석과는 선을 그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후폭풍에 따른 이 대통령의 심경이 나타나 있다고 읽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에 대한 답답함을 SNS 글로 표현한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지율 하락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긴장의 끈을 더 당기겠다는 의도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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