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눈, 이란서 北으로?…북미 대화 하반기 이뤄질까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후 03:2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사실상 종료되며 미국의 관심이 ‘북한’으로 향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취임식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북한은 연일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며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대화가 이뤄지기까지는 난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남겼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연합공격을 통해 시작된 이란전쟁을 106일 만에 끝내는 사실상의 종전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이란과의 종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이제 북한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인 13일 김 위원장과 자신이 싱가포르에서 나란히 걷는 사진을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찍은 사진이다. 아무런 설명 없이 올라온 사진 단 한 장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를 매듭지은 후,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불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라는 외교 성과를 기반으로 11월 중간선거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2018년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에서 가진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의 사진을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는 이란 다음이 북한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면서도 “싱가포르 합의 당시 사진인 만큼, 이란전과 같이 파괴적인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칭했고, 작년 10월 경주를 방문했을 때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피력한 바 있다. 당시 만남이 성사되지 않자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라도 만나고 싶다고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관심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북한이 연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나는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또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북미 대화에 앞서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집중적으로 ‘비핵화’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외무성 10국은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북러 간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내용이 들어간 점을 꼬집어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14일엔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성명으로 한미가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데 대해 “교전 상대방의 핵무장 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언급하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것이다. ‘핵 불용’이라는 이유에서 이란을 공격했던 미국으로선,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했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미국과의 대화에 목을 맬 필요가 없는 지점이다. 북한을 우크라이나 파병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했고,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서도 ‘전략적 동반자’임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 입장에선, 자신들의 핵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과 굳이 서둘러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면서 “긴밀한 공조 하에 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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