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보수’ 결집에 국힘 지지율 역전…전문가들 “당분간 혼조세”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후 03:30

[이데일리 하지나 김한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방선거 이후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끝에 결국 역전 현상까지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와 국민의힘 지도체제 개편 등 양당 모두 내부 갈등 요인이 남아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당분간은 민감한 정치 현안에 따라 지지율이 크게 출렁이는 혼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리얼미터가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4.3%, 민주당은 38.0%를 기록하며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을 앞섰다(응답률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역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이보수 응답 증가”...보수층 결집 영향

전문가들은 우선 보수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하면서 지지율 역전세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응답을 꺼렸던 이른바 ‘샤이 보수’가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조지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응답에 소극적이었던 젊은 보수층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조사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되면서 적극적인 정치관여층이 응답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한동훈 전 대표 등 이른바 합리적 보수 인사들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숨었던 보수층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부족·민주당 내홍...정부여당 부담으로

이번 중도 보수층 결집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철호 폴리시스랩 소장은 “선관위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국민들은 이를 정부의 관리 역량 문제로 인식한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정 운영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슈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2030세대의 민주당 이탈 현상을 가속화했다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30세대는 공통적으로 탈이념적 성향이 강하고 매우 실용적인 판단을 하는 세대”라며 “국민의힘을 적극 지지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표출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선거 결과를 둘러싼 민주당 내 책임론과 계파 갈등, 당권 경쟁 조기 과열 등이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 소장은 “선거 결과를 둘러싼 여당 내 책임론과 계파 갈등이 국정평가와 정당 지지율에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정치 지형 변화 아냐”...당분간 혼조세 전망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정치 지형이 급변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수는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가 벌어졌다고 해서 정치 지형 자체가 급격히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여론조사는 참고 지표일 뿐이고,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와 불만이 존재한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 양당 모두를 향한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국민의힘도 좋아할 상황은 아니다. 유권자들이 양당 모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는 것에 가깝다”며 “지금까지 진영 논리와 극단적 대립에 의존해 온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돼 있다”고 말했다.

배 소장도 “이번 여론조사가 추세적이라기보다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재명 정부나 민주당의 지지율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지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내란심판론에 대한 약효는 끝났다”면서 “민주당도 새로운 능력과 가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와 국민의힘 지도체제 개편 등 양당 모두 내부 변수들이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지지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 소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당내 갈등은 이제부터 본격화되는 단계”라면서 “집권여당과 청와대 모두 리스크 관리가 본격화되는 국면이고 국민의힘 역시 자력으로 지지율이 오른 것이 아닌 만큼 쇄신이나 변화의 방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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