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몸 낮추면서도 당권 '마이웨이'…친명계는 부글

정치

뉴스1,

2026년 6월 17일, 오전 11:55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7 © 뉴스1 신웅수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이재명 대통령을 "세계 무대에서도 대체 불가"하다고 치켜세우면서도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을 앞세우며 연임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통령이 여당을 향해 던진 메시지가 사실상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 맞는데도 "연임을 위한 포석"(이건태 의원)을 놓고 있다면서 사퇴 촉구를 지속했다.

6·3지방선거 평가위원회가 발간할 백서를 두고 책임자인 현 지도부가 관여해선 안 된다는 성토도 쏟아졌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럽 순방 중인 이 대통령에 대해 "세계 무대에서도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보여준 행보는 곧 국민의 품격과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정 대표는 이날도 당심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해 도입한 1인1표제와 관련해 "1인1표제가 시행되면 당내 계파가 소멸할 것"이라면서 "아직도 일부 언론은 친청(친정청래)파가 어떻고 친석(친김민석)파가 어떻고 알 수 없는 악의적 갈라치기에 골몰한다. 저는 굳이 구분한다면 당원파이고 개혁파"라고 했다.

당원 지지 기반이 강하다고 알려진 정 대표가 이처럼 당심을 거론하며 청와대 우려와 달리 연임 도전을 불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18일 이 대통령의 귀국 행사 참석 대상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 귀국 행사에 대해 "당·청이 조율하는 것으로 안다"며 "오늘까지는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거취 표명은 이 대통령 귀국 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명계는 정 대표 비토를 쏟아내고 있다. 연임 도전 전 거취를 정리하고, 지방선거 평가위가 발간할 백서에도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게 골자다.

염태영 의원은 전날(16일) 페이스북에 "연임 도전 의사를 가진 대표가 선거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제반 당무를 지금도 관장한다"며 "선수가 심판을 겸하려 한다는 당원들 비판이 무수히 쏟아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 중인 이건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선 평가위에 대해 "수험생이 자기 시험지를 자기가 채점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정 대표 체제에서는 안 하는 게 맞다"며 "정 대표가 연임하려면 빨리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 대표는 '용장'이라며 "이제 지략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리더십으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며 "저는 (정 대표) 출마는 상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축구 경기에서 패배한 감독과 코치진이 경기평가서를 직접 작성하면 누가 그 결과를 신뢰하겠나. (선거) 백서가 책임 회피 문서가 돼선 안 된다"며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유한하다"고 정 대표를 면전에서 겨눴다.

이날 구성이 완료되는 평가위는 내주 첫 회의를 시작해 8주간 운영을 목표하고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평가위 9명 중 5명이 외부 전문가"라며 "우려는 충분히 듣고, 평가위가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개인의 정치 여정보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우선에 둬야 할 때"라며 "정 대표 불출마와 함께 안정적 전당대회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돛단배 운전 실력으로는 거대항공모함을 이끌 수 없다"며 "닫힌 문 내부에서조차 갈등과 분열이 반복된다면 나아가긴커녕 표류하거나 역행하며 길을 잃기 마련"이라고 썼다.

정 대표 핵심 공약인 1인1표제를 향한 공격도 나왔다. 제도 보완 필요를 제기해 온 김남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그 자체인 1인1표제를 지역 조정한 정 대표는 당원에게 해명하라"고 직격했다.

이에 친청 이성윤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최근 당원 주권 정당, 당원 1인1표제를 흔들고 의심하고 정쟁화하려고 주장이 많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까지 면면히 이어온 당원 주권 발전 역사를 누구도 부정하거나 폄훼할 순 없다"고 맞받았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주인이 국민인 것처럼 민주당 주인은 300만 당원동지"라며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당원 주권 의지가 제대로 발휘되고 실현되도록 더 유능하고 혁신하고 준비된 정당으로 거듭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이 심화하며 차라리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지원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당대표 후보군인 정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외에 김용민 의원 등 다른 주자들도 거론돼 주목된다. 여성 의원 중에도 출마를 고심하는 인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당원 주권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핵심은 공천권을 온전히 당원에게 돌려주는 것인데, 이번 보궐선거는 정 대표가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전부 전략공천했다"며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비판했다.

smith@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