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최고위 참석하는 장동혁 대표
선거 전 궁금증은 현실이 됐다.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고 국민의힘이 4곳을 가져가는 결과가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이를 ‘패배’가 아니라 ‘선방’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직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2곳, 민주당이 5곳을 가져갔던 것과 정반대 결과임에도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정치에는 ‘졌잘싸’ 선거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위로를 넘어 공식 평가가 되는 순간이다. 선거 결과를 냉정하게 해부하기보다 패배를 설명하는 논리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승리를 위한 전략보다 패배를 관리하는 전략이 자리 잡게 된다. 실제로, 당권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4곳, 당시 자유한국당이 2곳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나아진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장 대표 역시 “희망의 불씨를 남겼다”고 자평했다.
같은 시기 민주당은 12곳을 이기고도 서울시장과 평택을, 부산 북갑 패배를 두고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방선거 평가위원회와 백서를 통해 패배 지역뿐 아니라 승리 지역까지 분석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지선 평가가 친청계(親정청래)와 친명계(親이재명)의 대립 속에서 시작됐든 아니든, 최소한 ‘왜 못 이겼는가’라는 질문은 던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왜 12곳을 잃었나”보다 “4곳을 지켰다”는 데 집중하며 그 논의조차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있다. 서울·부산 승리가 목표였던 선거와 전국 승리를 목표로 했던 선거는 출발선부터 달랐던 셈이다. 당내에서는 윤상현 의원과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를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집중하기에도 당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이후 열린 여러 보수 재건 토론회에서는 선거 평가가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정당이 패배 후에 할 일은 지도자 교체가 아니라 패배 원인에 대한 합의”라며 “보수정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사퇴 문제로 내홍을 겪는다면 보수 재건은 출발부터 잘못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지도부가 유지되더라도 백서든 평가위원회든 의원 전수면담이든 공개적인 선거 평가 과정은 필요하다는 데 정치 전문가와 당 관계자들 사이에 큰 이견은 없다. 패배를 해부하지 않는 정당은 다음 승리의 방법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가 물러날지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다. 12대4는 선전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승리의 기준으로 고착화된다면 국민의힘은 ‘이기는 정당’이 아니라 ‘패배에 익숙한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