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당”…선거 참패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장동혁 지도부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7:02

[이데일리 노희준 안소현 기자] “이래서 지금 우리 당이 최악의 당이 된 게 아닌가.”(친한계 송석준 의원)

“재선거 이슈로 당 지지율이 최고치다.”(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박준태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선거소청 방안을 논의했지만, 지도부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재차 분출하는 데 그쳤다. 친한계,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의총장 및 의총을 앞두고 장 대표 사퇴 수위를 최고조를 끌어올려 ‘책임론’을 의총 내 다수 의견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나갔지만, 당권파에서는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응이 먼저라면서 사퇴론을 일축하는 모양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지도부 거취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시작부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송석준 의원이 비공개 전환 직전 공개 발언을 요구하며 “22대 국회 들어와 우리 당이 대외적으로도, 대내적으로도 불통에 빠져 있다. 이래서 지금 최악의 당 모습이 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박상웅 의원이 “비공개 때 하시라”고 제지했고,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도 “나가서 하시라”고 맞받으면서 의총장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송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전투에서 패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물러나는 게 책임형 임기제의 기본 속성”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정중하게 장 대표 스스로의 사퇴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불거진 지도부 책임론은 현재진행형이다. 당내 비주류인 양향자 최고위원과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오히려 두 사람의 사퇴를 촉구하며 맞섰다. 박 비서실장도 “재선거 이슈로 지도부 출범 이후 당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여럿 나왔다”며 강조한다.

현행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동시 사퇴해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하지만 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실제 비대위 전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장 대표 측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 패배에도 당 지지율 상승세를 근거로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재선거 추진과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재선거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경기·인천·울산·부산·전남광주 등 6개 지역에 대한 선거소청 제기를 의결했고, 17일에는 충북과 경남 등도 재선거 소청 지역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재선거 이슈가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불만이 분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참정권 침해’는 인정하면서도 “당 지도부는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 또한 지난 15일 YTN라디오에서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오 시장을) 흠집내기 위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가 자신을 향한 공격의 방패막이로 재선거를 이용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오독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그 원인에 대해 “민주당이 최악이기 때문”이라며 “집권 1년 차인데 선거 부분적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대통령도 카리스마 없이 끌려다니거나 싸우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문제는 ‘장 대표 버티기’가 길어질수록 보수 재건은 그만큼 늦어지고 국민의힘이 혁신할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지지율이 오른 건 여당 쪽 잘못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지난번 사수한 곳도 다 탈환당했고, 장 대표가 온 지역은 다 졌다. 억울하게 떨어진 시·구의원들을 보면 절대 지도부가 잘했다는 말이 나올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내 쇄신, 혁신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실제로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서울시 구청장은 국민의힘이 17곳, 민주당이 8곳에서 승기를 거머쥐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 8곳, 더불어민주당 17곳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서울시의원 또한 2022년 국민의힘 76석, 민주당 36석에서 국민의힘 38석, 민주당 80석으로 뒤바뀌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장 대표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잘못해서 지지율 오른 것을 상식적으로 ‘버티기 전략’으로 사용할 수가 있나. 장 대표 거취 문제에 대해 원내대표 권한이 제한돼 있는데, 국민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대표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책임론에 휩싸인 장 대표 거취 문제가 재선거 논란과 버무려져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즉각적인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남에 지역구를 한 국민의힘 힘 의원은 “당 상황이 참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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