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백서에 남겨야할 것들[국회기자24]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0일, 오전 09:33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다음 주 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평가위원회를 본격 가동할 예정입니다. 평가위원회는 약 8주간의 활동을 거쳐 선거 결과를 분석한 백서를 발간할 계획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흔히 ‘절반의 승리’라고 평가합니다.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16곳 중 12곳을 승리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선거는 패배했습니다.

같은 날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은 14곳 중 9곳에서 승리하며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러나 대구 달성군을 제외하면 모두 기존 민주당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4석을 내준 셈입니다. 마냥 웃기 어려운 성적표였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백서는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과정을 되짚어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당권 경쟁의 주요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당의 혁신 방향과 향후 총선 전략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2년 뒤 총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의 경우 보수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구청장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의 승리로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에서 승리했습니다. 4년 전 선거에서 성동구를 제외한 24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승리한 8개 자치구를 살펴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용산구와 광진구, 양천구를 비롯해 서초구·강남구·송파구 등 강남 3구, 여기에 강동구까지 주요 한강벨트 상당수가 국민의힘 후보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봐도 위기감은 작지 않습니다. 개표 막판 강남 3구 표가 반영되면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역전승을 거뒀다는 것은 역으로 보면 강남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충분한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서울 민심 변화와 그 배경을 더욱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이 위기 의식을 갖고 변화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 역시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입니다.

2030세대의 지지 이탈도 뼈아픕니다. 서울시장 선거 당일 출구조사 결과 20대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48.8%를 얻어 정원오 후보 41.9%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대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보다 우위를 보였습니다.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제7차 위원회의'가 열린 18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관련 조형물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청년 세대의 생각과 요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혹시 청년들에게 기득권 정당으로 비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돌아봐야 할 대목입니다.

흔히 2030세대가 겪는 문제를 짚을 때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물론 이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표출된 2030세대의 분노를 보면 보다 근본적인 지점을 고민하게 됩니다. 주목해야할 점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단순한 배려와 특혜가 아닌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하게 보장돼야 할 평등한 참정권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고 쏟아낸 민주당의 정책들이 오히려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긴 것은 아니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나 ‘청년을 위한 주택’이라는 이름의 별도 대책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청년이 소외되지 않는 일자리, 청년이 배제되지 않는 주거 환경, 그리고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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