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개혁하겠다"…李, 수석급 절반 교체해 소통·쇄신 드라이브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1일, 오후 06:4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2년차를 맞아 청와대 수석급 참모진에 대한 중폭 이상의 개편을 단행하며 본격적인 전열 정비에 나섰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신임 홍보소통수석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민정수석에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강건작 대통령 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3차장에는 송기호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이 발탁됐다.

AI미래기획수석 공석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석급 11명 가운데 6명이 교체되는 셈이다. 강 실장은 “중폭 이상의 청와대 인사 개편”이라며 “좀 더 개혁하고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최근 나타난 지지율 하락과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청와대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국민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국민이 늘어난 것은 냉정한 현실”이라며 “국민 평가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홍보수석과 민정수석을 동시에 교체한 점은 민심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성기홍 수석은 연합뉴스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 등을 거친 정통 언론인이다. 강 실장은 “취재 현장의 감각과 균형감 있는 판단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피고 정부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참모들과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 뒤로 왼쪽부터 홍보소통수석 성기홍 전 연합뉴스 사장, 민정수석비서관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비서관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 국가안보실 1차장 강건작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국가안보실 3차장 송기호 경제안보비서관. (사진=연합뉴스)
민정수석에 임명된 한찬식 변호사는 법무부 인권국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검찰 출신 인사다. 향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안착,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총괄하게 된다. 직전 봉욱 전 민정수석에 이어 이번에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출신 인사를 연달아 기용하면서, 역대 정부를 통틀어 김앤장을 거친 민정수석은 총 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사회수석에는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가 발탁됐다. 약사 출신인 김 수석은 노동운동과 시민사회 활동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민주노총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국노총 출신 이옥남 노동비서관 등이 주요 노동정책 라인에 배치된 상황에서 산업재해 근절과 노동 정책, 사회안전망 강화 등 현장 밀착형 정책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안보 분야 인사도 주목된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된 강건작 차장은 육군 중장 출신으로 국방개혁비서관과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군 구조개혁, 방첩사 개편, 장교 양성체계 개편 등 굵직한 국방개혁 과제가 본격 추진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강 차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그를 “현실적 대안을 꾸준히 제시해 온 안보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송기호 신임 국가안보실 3차장은 경제안보비서관에서 승진 발탁됐다.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 출신인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정상황실장과 경제안보비서관을 맡아왔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동 정세 불안, 공급망 재편 등 경제와 안보가 결합된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G7참석·유럽순방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경제성장수석과 재정기획보좌관 등 핵심 경제라인은 유임됐다. 이는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 자본시장 활성화, 부동산 시장 안정, 국토균형발전 등 주요 국정과제도 기존 방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석인 AI미래기획수석 인선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AI 전략을 총괄할 적임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관련 보도에 대해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편이 참모진 교체에 그치지 않고 조만간 개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으로 공백이 발생한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일부 부처 장관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청와대는 신임 해양수산부 차관에 남재헌 현 해양수산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을 임명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신임 남 차관은 대표적인 항만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북극항로특별법 제정 등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조성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고, 해양수도 완성을 통해 글로벌 해양강국을 건설해 나갈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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