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희망과 기대를 안은 민선 9기 대전시정호는 이제 곧 항해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출항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근원지는 바로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과 민선 9기 대전시정 인수위원회이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수천억원대의 세입 부족과 지방채 문제를 공개적으로 꺼내들었다.
허 당선인은 지난 17일 ‘대전시장 당선인과의 대화, 시민의 광장’ 행사에서 “대전시 재정적자 상태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시민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다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올해 보고된 적자 폭만 수천억원에 달하며 내년엔 더 심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며 “시정 규모에 맞게 사업을 펼쳤어야 하는데 지난 4년 동안 적자가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선 8기 대표사업인 ‘보물산 프로젝트’와 ‘대전 0시 축제’ 등에 대한 전면적 폐지나 축소 당위성을 연일 설파하고 있다. 허 당선인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중 일부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최대 현안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 수소 트램도 당초 대전시가 약속했던 공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허 당선인은 “시민들에게 약속한 시간을 못 지킬 것 같다는 보고가 있다”며 개통 목표시기인 2028년보다 사업이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전광역시는 그간 4년마다 단체장이 바뀌면서 신임 시장이 전임 시장의 주요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큰 폭의 시정 변화를 주도했다.
이는 유독 대전에서만 볼 수 있는 관행 아닌 관행으로 민선 지방자치단체 출범 후 한번도 예외는 없었다. 전임 시장의 무리한 사업이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을 훼손시키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면 이런 일련의 조치가 박수를 받았겠지만 대부분의 개혁을 외친 변화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출범 초기에는 공직자들이 단체장을 비롯해 함께 들어온 정무직 고위인사들의 기세에 눌려 변화에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복지부동’의 공직문화는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다.
대전시 인사시스템도 불안하다. 단체장이 바뀌면 전·현직 시장과의 친밀도에 따라 한쪽은 승진 잔치를, 다른 한쪽은 교육·전보·파견 등으로 불리는 사실상 좌천이 반복됐다. 업무에 대한 열정과 성과 평가는 뒷전인 상태에서 인사 평가의 유일한 잣대는 개인적 호불호였던 것이 대전시 인사였다.
민선 9기 대전시정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미래와 시민만을 위해 단호하게 결단해야 한다.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4년 뒤 부메랑이 돼 본인이 던진 무기에 스스로 다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