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있는 사람들 뭐 하나”…‘투표용지’ 국조, 선관위원 대거 불출석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후 03:33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3일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들이 전원 불출석하면서 ‘책임 회피론’이 불거졌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국민에 대한 집단항명”이라며 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했다.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투표용지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침해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사진=노진환 기자)
국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중앙선관위로부터 기관보고를 받았다.

특위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중앙선관위·서울시선관위·송파구선관위 관계자 등 40여 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장에는 노 전 위원장과 위 직무대행, 강동완 사무차장 등 일부만 출석했다.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 전원(조병현·조성대·박순영·남래진·김대웅·윤광일·전현정)과 오민석 전 서울시선관위원장, 민소영 전 송파구선관위원장, 송파구선관위원 10명 등 주요 관계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회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출석요구서는 출석일 7일 전까지 송달돼야 해 전날 이뤄진 증인 채택에는 법적 강제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특위 위원들은 핵심 책임자들이 대거 불참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태악 전 위원장을 제외하고 비상임위원 전원이 불출석했다”며 “어떻게 비상임위원들만 전원 불출석할 수 있느냐. 뭔가 짬짜미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도 “내 일이 아니고, 내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고서야 이 자리에 안 나올 이유가 없다”며 “비상근 선관위원 제도 자체가 이번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데 정작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 자리에 안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가 합의한 증인 다수가 불출석한 데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에 대한 집단항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역시 “6월 3일 이후 수많은 시민이 잠실에서 집에 못 돌아가고 주무시고 계신다”며 “이분들(선관위원들)은 선거 날에도 출근하지 않더니 국정조사가 열리는데 지금 어디 계신가”라고 비판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오 전 위원장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맡는 공직자여서 현 사태가 우리 헌정질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인데 이 자리에 불출석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책임한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국민들게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은 “임의출석 형식이라 법적 강제성이 없다 하더라도 국민과 국조특위의 진상규명 의지에 너무 합당하지 못한 태도”라며 “지금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강력한 요구를 전한다”고 촉구했다.

위 직무대행은 관련 질타에 “비상근 위원들은 상임과 달라서 다 본인의 직업들이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어제 회의에선 전부 참석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석한 노 전 위원장과 위 직무대행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위 직무대행은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과 불편을 겪으신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고 노 전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위원장 상근제와 복수 상임위원제 도입, 독립 감사기구 법제화, 범정부 차원의 선거사무 지원 의무화 등을 재발방지 대책으로 제시했다.

국조특위는 내달 1일 2차 기관보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8일 현장조사 이후 14일과 22일 청문회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와 책임 소재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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