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선거 관리의 일상화는 선관위 조직에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선관위는 주인 없는 기업처럼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선관위 최고 책임자인 중앙선관위원 9명 중에 상임위원 1명을 제외한 모든 위원, 특히 위원장까지도 비상임이라는 점은 중앙선관위가 제 기능을 하기 힘든 구조다. 대법관 직무 자체도 격무인데 짬을 내서 중앙선관위원장의 직무를 얼마나 내실 있게 수행할 수 있겠는가? 직원들과의 소통과 선거관리 업무의 실태 파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 선관위 직원의 도덕적 해이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선거관리 업무량이 선거 시기와 그 이외 시기 간 차이가 극도로 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선거와 선거 사이에는 업무 부담이 매우 적고 선거 시기에는 업무 부담이 급격히 가중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평소에 느슨한 업무에 익숙해 있던 직원은 선거 시기 과중한 부담을 회피하려고 휴직하는 등의 편법을 쓰는가 하면, 동원되는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 부담을 떠넘긴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셋째, 헌법재판소 판단에 대한 착각이다. 지난 2023년 선관위 직원 채용 비리를 계기로 감사원은 선관위 직무감찰에 나섰다. 선관위는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1회적으로 이를 수용했지만,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감사원은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권이 없다는 입장에서다. 헌재는 재판관 만장일치로 선관위가 공정한 선거관리 등을 목적으로 구성된 헌법상 독립기관이며, 선거 당사자인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이 선관위 직무감찰을 한다는 것이 사실상 대통령이 선관위 직무에 관여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 결정 자체는 헌법 취지에 부합하는 정당한 결정이지만 선관위 직원들은 이를 마치 치외법권 또는 면죄부를 준 것처럼 착각했다는 점이 문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