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5월 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송전 전력망 건설 반대 지역별 대표 및 한전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각 지역·사업별로 입지선정 논의는 재개됐지만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가 지역·주민 수용성 확보 부담을 오롯이 떠안는 갈등 구조는 원점으로 돌아온 상황이어서, 전력망 사업 지연에 따른 수도권 전력공급 차질 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전력당국과 지역·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가 한달의 보류기간을 마치고 차례로 재개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입지선정위 12차 회의를 열고 62㎞에 이르는 노선 확정 논의를 진행했으며, 다른 사업 입지선정위도 차례로 중단됐던 회의 재개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전력망 입지 선정 절차의 공정·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며 한달간 전국 전력망 입지선정위 활동을 일괄 중단하고 지역·시민사회단체와 협의에 착수했으나 결국 접점을 좁히지 못한 채 원점에서 사업별 협의가 재개된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4월 10일과 5월 8일 두 차례 전력망 건설 반대위 대표단과 두 차례의 간담회를 갖고 한달간 제도 개선안 마련에 나섰으나, 정부와 시민사회 측 입장 차만 확인한 상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반대 전국행동’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기후부가 기존 사업 추진을 위한 갈등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해 현 전력망 계획을 재검토하라는 지역·시민사회 측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기후부도 앞으로 추진할 전력망 계획 마련 과정에서 전문가·시민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운영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 추진 중인 모든 전력망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전제한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요구에 대해선 절차적 적법성이나 국가 전력수급 안정성, 사회적 비용 등을 이유로 사실상 거부했다.
충남과 수도권을 잇는 전력망인 345킬로볼트(㎸)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중 충남 당진 서해대교 인근 해상철탑 모습. (사진=기후부)
지난 19일 재개된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입지선정위도 오는 25일로 최장 1년 반인 입지선정위 운영 기간이 종료되면서 결국 한전이 노선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전은 반년 내 송전선로 노선을 확정하고 2028년 착공, 2031년 준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민 반대와 그에 따른 지자체 인허가 지연 전례를 고려하면 사업 지연 우려가 크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수도권 전력 공급 차질 우려도 이어지게 됐다. 충청·호남 전역에선 수도권에 전력을 보내기 위한 전력망 확충 사업에 반발 목소리가 크다. 또 강원·경북 지역 발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의 종점 격인 동서울변전소의 증설 사업 역시 주민 반발 속 당초 2024년 상반기 착공 계획이 2년 넘게 지연 중이다.
당국은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등을 통한 전력수요 분산 노력과 함께 기존 수도권 전력망 사업 추진을 위한 지역·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전국행동에 추가 논의를 위한 3차 간담회를 제안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수용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협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 산업단지를 뒷받침할 송배전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 향후 심각한 전력 공급 병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력망이 지나는 지역에 대해서 단순한 일회성 보상을 넘어 전기요금 차등제나 지역기금 조성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중장기 혜택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