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동훈, 장동혁 거취 두고 '미묘한 온도차'…보수내 주도권 경쟁

정치

뉴스1,

2026년 6월 28일, 오전 11:18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뉴스1

6·3 지방선거를 거치며 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로 올라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를 두고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두 사람은 지방선거 국면부터 나란히 '반(反)장동혁' 전선에 섰지만, 선거가 끝나자 장 대표 퇴진의 속도와 방식을 놓고 결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당 주도권을 둘러싼 두 사람의 경쟁이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보는 입장차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야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 장 대표 거취와 관련해 "피를 흘려가면서 할 이유는 없다"며 "상처받는 분들의 숫자를 최소화하면서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면 좋은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만큼은 원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를 바로 끌어내리기보다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질서있는 퇴진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반면 한 의원은 '즉각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24일 뉴스1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사퇴하면 (당 지지율이) 훨씬 더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대표가 '거취는 당원이 결정할 문제'라고 한 데 대해서도 "제가 당대표였을 때 제 거취는 장동혁 의원이 결정하지 않았나"라며 "본인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린다"고 직격했다.

두 사람의 입장이 갈리는 배경에는 보수 진영 내 주도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지방선거에서 각각 서울시장 수성과 부산 북갑 보궐 승리로 차기 대권 주자 입지를 다진 두 사람은 선거 직후부터 상대를 의식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23일 이성권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한 의원이 참석하고 오 시장이 불참한 반면, 지난 24일 오 시장이 강연한 미래혁신포럼에는 한 의원이 빠지면서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서는 모습을 피하는 듯한 장면이 반복됐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이 약한 만큼, 다수인 옛 친윤(친윤석열)계 포섭을 공통 과제로 안고 있다는 점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의원이 조기에 당에 복귀해서 당을 장악해 버리면 오 시장 입장으로서는 답답한 지경이 된다"며 "지금은 일종의 팽팽한 견제와 균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1월 신년인사회에서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장동혁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이 건배를 하고 있다. 2024.1.1 © 뉴스1 임세영 기자

실제로 두 사람의 온도차는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서도 선명하게 갈린다. 오 시장은 한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YTN 라디오에서 "한 의원께도 축하 인사를 드리면서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복당 문제는 느긋하게 생각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만약 한 의원께서 복당을 서두르는 기미가 보이게 되면 장동혁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 사퇴가 매듭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 의원이 복당을 서둘러 추진하면 당내 반한(反한동훈) 정서를 자극해 오히려 장 대표 퇴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다.

반대로 한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는 복당과 장 대표 퇴진을 함께 묶어 속도를 내려는 기류다.

한 의원은 지난 23일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론에 대해 "저 개인 차원의 복당이 아니라 보수 전체가 재건돼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골든타임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친한계 안상훈 의원은 지난 26일 SBS 라디오에서 "합리적으로 되려면 장 대표 퇴진과 동시에 복당이 이뤄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입장차를 경쟁 구도로만 읽는 데 대해서는 양쪽 다 선을 긋는 분위기다. 오 시장 측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원내의 흐름상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전 대표와의 주도권 경쟁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정치보다는 시정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고, 평론가들의 영역에서 나오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안상훈 의원도 두 사람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연대를 하고 있다"며 "반장동혁보다는 보수 재건과 보수 개혁의 방향으로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속도와 방식을 달리하며 거취를 압박하는 가운데, 정작 장 대표는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 대표 거취에 대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48%, '유지해야 한다'는 28%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유지(49%)가 사퇴(39%)를 앞섰다.

장 대표는 이 같은 당심을 근거로 사퇴 요구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며 징계 카드까지 꺼내든 상태다.

다만 장 대표가 징계 카드를 본격화해 당내 쇄신파와 정면충돌할 경우, '속도조절'을 강조해온 오 시장마저 즉각 퇴진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의 온도차가 좁혀지면서 장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

엄 소장은 "오 시장 같은 경우에 장 대표 퇴진에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장 대표가 징계 정치를 가동하면서 오버페이스하게 되면 오히려 오 시장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며 "오 시장이 적극적으로 그만두라고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가 있어서 장 대표로서도 결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무선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0.5%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