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도급대금 '10일 내' 쏜다…인건비까지 파격 연동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7:16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삼성그룹이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마감 후 10일 이내’로 앞당겨 지급하고, 법적 의무가 없는 ‘인건비 변동분’까지 자발적으로 납품 단가에 연동해 주기로 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1·2·3차 협력사 상생협약 체결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정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1·2·3차 협력사 상생협약 체결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정위)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그룹 12개 계열사와 협력사 관계자들은 이날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삼성-1·2·3차 협력사 상생협약 체결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생협력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12개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물산(건설) △삼성물산(패션) △호텔신라 △제일기획 △세메스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중소 협력사의 대금 지급 조건 개선이다. 삼성은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현행 하도급 법정 기한(60일)보다 훨씬 이른 마감 후 10일 이내에 현금성으로 대금을 결제하기로 했다. 이에 화답해 1·2차 협력사들 역시 그 이하 하위 협력사에게 마감 후 3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은 하위 협력사의 대금 지급 조건을 개선하는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종합평가 가점과 우수 협력사 시상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동참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하도급대금 연동 대상에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를 포함시켰다. 에너지 비용은 오는 8월 관련 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선제 반영의 성격이지만, 인건비의 경우 현재 정부나 국회 차원의 입법 계획은 없는 상태다. 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자금 지원도 병행된다. 삼성은 총 3조 5000억원 규모의 상생·ESG 펀드를 운영해 협력사의 시설 투자와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한다. 또한 지난 5월 발표한 5조원 규모의 사회 환원 약속에 포함됐던 ‘2·3차 협력사 지원 및 산업재해기금 조성’ 내용도 이번 상생협약에 명문화했다.

이번 협약으로 혜택을 보는 삼성의 하위 거래망 협력사는 약 6700여개사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의 상생 노력이 협력사의 상생 노력으로 막힘없이 이어져, 대기업의 성과가 하위 협력업체로도 공정하게 분배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삼성을 신호탄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문화를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퍼뜨리겠다는 구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일수록 1~3차 하위 협력사에게 상생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업들도 흔쾌히 동참 의사를 밝혀, 조만간 대기업들과 순차적으로 상생 협약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협약을 성실히 이행한 기업에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가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사진=이영훈 기자)
삼성전자 서초 사옥(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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