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투자 승부수…李, 임기 2년차 ‘국정 성과’ 고삐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4:0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2년차를 맞아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앞세워 ‘국정 성과’ 드라이브에 나섰다. 특히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 구상은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지역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겨낭한 핵심 과제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당청 갈등 등으로 하락세에 있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국정 2년차 올해를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꿈이 시작되는 한 해로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보고회는 ‘회복을 넘어 대도약으로, 초격차 대한민국’이란 슬로건 아래, 한국형 AI 산업혁명 완수를 위한 기업들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투자계획과 정부 지원방안을 국민께 보고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하 LG전자, 퓨리오사, 로보티즈, HD현대로보틱스, GS, KT,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3대 메가프로젝트 분야의 주요 기업, 전문가,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꺼내든 핵심 카드는 AI와 반도체다. 이 대통령은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이라며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분야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전 세계 경제 지형의 판이 흔들리는 그야말로 승부의 시간”이라며 “오직 속도전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 거점 확대 과정에서 기존 수도권 중심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서남권 등 신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용인, 평택을 중심으로 한 사이트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전력, 용수 등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수, 전력, 값싸고 안정된 용지와 인프라 등이 구축된 새로운 사이트를 확고하게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호남을 중심으로 한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은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지방균형발전 전략 및 대체에너지 확대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시기에는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수도권 집중 정책을 취했다”며 “지금은 집중에 따른 비효율이 심화되면서 수도권은 폭발 직전이고 지방은 소멸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균형 발전은 대한민국 핵심 생존 전략이 됐다”며 “특히 호남 지역은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호남이 가진 용수와 재생에너지 기반을 활용해 AI·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서남 해안 일대는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곳”이라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하고 용지가 안정된 지역을 새로운 사이트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금 우리가 쌓아 올리게 될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과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20년, 30년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청와대 안에 이 사업에 대한 직접 직할 담당관을 두고 제가 직접 챙기고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대회의는 집권 초반 국정 운영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권력 누수 현상인 레임덕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현 시점에서 경제·산업 분야 성과를 통해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 분야의 가시적 성과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성도 커졌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1년 차는 새로운 국정 운영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2년 차부터는 정부가 가장 힘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시기”라며 “AI와 반도체라는 구체적인 미래 먹거리가 부상하면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연결할 수 있는 국가 전략 산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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