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AI 3강' 현실화를 위한 준비

정치

뉴스1,

2026년 7월 02일, 오전 07:00

심언기 뉴스1 정치부 차장
우리나라 올해 예산이 675조 원인데 광주 제2 반도체 생산기지에 기업들이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800조 원이다. 체감하기 어려운 큰돈이다. 몇 년에 걸쳐 진행될 투자이지만 국가 한해 살림살이보다 더 큰돈이 광주에 풀리고, 장기적 산업 효과는 어림 추산도 쉽지 않다.

정치권에선 여권 지지층이 집중된 호남 낙점을 두고 질시 섞인 입씨름을 벌인다. 정부 외압설 주장까지 터져 나오지만, 기업들이 존폐 명운을 건 초거대 규모 투자를 섣불리 결정하진 않았을 듯하다. 대통령도 서남권이 발전에서 소외됐던 과거, 최적의 입지를 갖춘 현재, 국가 차원의 차세대 먹거리와 지역 균형발전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섰다.

큰 그림 윤곽이 나왔으니 이제 관건은 실행력이다. 막대한 전력·용수 수요 감당부터 전문인력 양성, 부지 및 연관산업 배후 단지 조성, 정주 여건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대통령이 직접 전담팀을 맡아 챙기겠다고 밝혔지만 미증유 대역사를 마주한 우려 역시 적잖다.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의 핵심은 전력과 용수 조달이다. 정부가 명확하고 촘촘한 계획을 내놓아야 하는데 아직까진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청사진 수준으로 보인다.

반도체 생산에는 안정적 전력 담보가 필수적이다. 순간 정전에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다. 생산량이 들쑥날쑥하고 불안정한 전력원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호남에서 비교 우위를 가졌다고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란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해외가 아닌 국내에 1000조 원대 투자를 유치한 성과의 반대급부인데, 그 설득을 주저해선 안 된다. 신규 원전 필요성을 공론화해 지역민 수용성을 포함한 합리적 논의를 서둘러야 반도체 산업 대전환을 적시에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용수 대책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댐 보강 등 일부 대안을 제시하며 차질 없는 공급을 자신하지만, 가뭄으로 광주 지역에 제한 급수가 이뤄졌던 것이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물 부족 걱정을 단순히 기우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지역·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선 획기적인 물 공급 프로젝트를 구체화해야 생활용수 차질 없이 산업용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산업·생활 용수 조달은 물론 홍수·가뭄 대응까지 포괄하는 물 조달 시스템 설계까지 고민해야 한다.

AI 대전환과 첨단전략 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유망 분야임은 분명하다.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고 추진 방향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되는 분위기다. 민간의 투자를 현실로 구현해 낼 정부의 정교한 정책 설계가 뒷받침된다면 반도체 산업을 필두로 한 'AI 3강'도 꿈은 아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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