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7.3 © 뉴스1 유승관 기자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불거진 5·18 광주민주화운동 조롱 취지의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교육 면에서의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전북 익산을)는 5·18 운동이 폄훼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직무대행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여러 최고위원들이 말씀을 해주셨는데 아직도 이렇게 5·18을 폄훼하고 5·18 관련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참 마음이 아리다"고 했다.
그는 "5·18은 군사 독재 정권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우리 국민들에게 총을 쐈다. 칼로 찔렀다. 그리고 우리의 가족들이 쓰러져 나간 사건인 것"이라며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직무대행은 "5·18 당시 밖이 시끄러우니까 수많은 부모님들은 집에 돌아오지 않는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잠 못 이루고 애태웠다. 수많은 시민이 그 아이들의 죽음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확인하고 울부짖었다"며 "그 마음을 눈꼽만큼이라도 헤아린다면 어떻게 5·18을 폄훼할 수가 있겠나. 사람이 그러면 안 되잖느냐"고 했다.
이어 "진보·보수를 떠나서 사람이라면 이런 걸 가지고 장난치고 폄훼하고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며 "정말 안 이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직무대행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그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는 역사적 사건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 출생의 한 직무대행은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1989년 민주화 시위 주도 혐의로 투옥된 바 있다.
온화하고 합리적 인사로 지도부 중에서도 가급적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아왔으나 국민의힘이 이번 사건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하는 상황 등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며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하게 하는 조롱성 구호로 논란이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일 긴급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6개월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앞서 배재고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다. 2026.7.1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 직무대행에 앞서 황명선 최고위원은 "5·18 민주항쟁 당시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끔찍한 국가 폭력에 희생됐고 광주일고는 그 가운데에서 5·18을 직접 겪었던 학교"라며 "(국민의힘의 옹호는) 또 다른 형태의 조롱이자, 폭력이며, 제1야당이 할 짓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과 동료애가 없는 스포츠는 한낱 공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어린 선수들의 잘못도 가볍지 않지만, 이들에게 스포츠맨십을 심어주지 못한 지도자와 학교의 책임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이런 문제의 표현을 자유로 감싸려는 국민의힘도 이 사태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일회성 봉합으로 끝내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은 교육 현장에서 혐오가 조장되거나 방치되지 않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정복 최고위원 또한 "최근 배재고 사태에 이어 서울의 일부 공공도서관에 (보수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 교재로 활용된 도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배재고 5·18 조롱 사태 역시 이런 왜곡된 역사 인식이 교육 현장 주변에 방치돼 온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언론보도에 따르면 배재고는 지난해까지 리박스쿨 교재로 활용된 도서를 다수 보유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교육당국은 학교와 공공도서관에 남아 있는 역사왜곡 자료를 전수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시민 교육 지원법이 30년 동안 19번 발의됐으나 국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 학생들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잃었고 일베(일간베스트)의 언어를 놀이처럼 해도 제어받지 않는 상황까지 내몰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배재고 사건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이번 기회에 민주시민 교육 지원을 포괄한 헌법 가치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도록 하겠다. 제가 먼저 시작하겠다"고 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배재고에 대한 징계 수위가 적절하다고 보나'라는 물음에 "징계 처분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며 "다만 5·18 역사가 왜곡되거나 폄훼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cho1175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