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730조 예산만 볼 게 아냐…국가 포트폴리오 전략 필요"

정치

뉴스1,

2026년 7월 04일, 오전 05:00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유승관 기자

이광재 신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하남갑)은 국가 예산과 연기금, 국유재산, 금융시장을 하나의 '국가 포트폴리오'로 관리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730조 원 규모의 국가 예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1700조 원의 연기금과 1400조 원의 국유재산, 금융시장까지 함께 활용해 국민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국가는 세계 10위인데 국민 삶의 질은 32위"라며 "(예산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730조 원의 예산을 정확히 잘 쓰는 게 필요하고, 1700조 원의 연기금을 잘 쓰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예산과 연기금 그리고 1400조 원의 국유재산을 시장과 연계해 정책 효과를 높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늘리거나 집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과 저출산 정책을 예로 들며 기존 재정 운용 방식의 한계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초·중·고교에 들어가는 예산이 100조 원이나 된다.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아이도, 교사도, 학부모도 모두가 불행하지 않나. 저출산 정책에도 예산이 들어가면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국가 예산이라는 건 쓰고 나면 국민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기금 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해외 부동산에 50조 원을 투자하는 게 좋을까"라고 반문하며 "국내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익은 적게 나더라도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길을 선택해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유승관 기자

이 위원장은 "예를 들어 서민들이 100조 원을 대출받았다면 이걸 대신 갚아줄 수는 없다. 1%의 이자를 낮춰주면 1조 원이면 되지 않나. 훨씬 부담이 적다"며 "적은 예산을 쓰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대표 정책 구상으로는 '미래펀드'를 제시했다. 태어날 때 국가가 1억 원을 납입해 연 7% 복리로 운용하고, 20년 뒤 3억8700만 원으로 늘어나면 이 가운데 1억 원을 20세 청년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남은 자산은 45년간 더 운용해 은퇴 시점인 65세에는 약 60억 원 규모로 키우고, 이 가운데 40억 원은 개인의 노후 자산으로, 20억 원은 국가가 회수해 다음 세대에 재투자하는 방안이다.

이 위원장은 "20살이 됐을 때 기초 자산으로 1억 원이 주어지면 쓰든지, 사업을 하든지, 공부하든지 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얼마나 안정감이 생기겠나"라며 도전을 뒷받침하는 안전망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재원으로는 반도체 기업 등의 초과세수를 꼽았다. 이같은 구상은 최근 이 위원장이 발간한 책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나라'에도 자세히 담겨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카드·멤버십 포인트의 지역화폐 전환 구상에도 힘을 실었다. 그는 "기업들이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점점 발행하는데 우리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이걸 지역화폐로 쓰게 되면 세금을 들이지 않고도 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다.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이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나라가 굉장한 위기에 빠졌다. 잠재성장률이 계속해서 하락 추세였는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성장하고 있다"며 "대외 신인도도 올라가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MSCI 지수 편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지 못하는 'K자형 성장'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으면서 "제조업 부흥 시대가 반드시 온다. 여기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도 보면 외국인의 기여도가 9%를 넘어가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한 해에) 400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오면서 내수경제가 올라가고 있는데 관광 부문에도 대대적인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야당과의 대화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가 빨리 열려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로 와서 얘기하고 대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지금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데 빨리 국회의 문을 열어서 우리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심각성을 갖고 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7.2 © 뉴스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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