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 보이콧' 초강수 뒀지만 딜레마…與 단독 원 구성 후폭풍 계속

정치

뉴스1,

2026년 7월 04일, 오전 07:00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을 규탄하고 있다. 2026.7.2 © 뉴스1 황기선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강행에 맞서 '상임위 보이콧'이라는 강경 기조를 내세웠지만 원내 전략을 둘러싼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원내 투쟁 동력을 위해 남은 상임위원장이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출구전략 부재에 대한 우려가 맞물린 탓이다.국민의힘은 다음 주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에 반발해 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전면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운영에 협조하지 않고 강경 투쟁하기로 당론을 모은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배수의 진을 친 배경에는 민주당이 법사위원회를 장악해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 일방 처리는 물론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들에 대한 공소 취소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춰 사법 체계를 난도질하는 무대인 줄 착각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이 장악한 법사위는 죽을 사(死)자를 써서 법치주의가 사망한 법사위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싸우더라도 원내에서 투쟁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다. 출구 전략 없이 여야 대치를 이어가다간 민주당이 남은 7개 상임위마저 가져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의원총회에서도 '강경론'과 '현실론'이 맞서며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보완수사권, 투표용지 특검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한 만큼 원내에서 대여 투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상임위원회를 본격 가동한 상황에서 자칫 '민생 발목잡기'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미 선출한 상임위원장을 되돌릴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만큼 특검 추천권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별도의 실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원 구성에 협조하는 방안도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7.2 © 뉴스1 황기선 기자

국민의힘은 앞서 2024년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에도 국회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뒀으나, 결국 2주 만에 백기를 들고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을 전격 수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치적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소수 야당으로서 민주당의 '폭주' 이미지를 부각하는 한편,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떠넘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민주당이 제1당으로서 18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한 이후 '정권 교체'로 이어졌던 사례도 강경론에 힘을 싣는다.

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만큼 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 조절에 나설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사법 대란이 가속화되면 그 모든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주 초 의원총회를 열고 구체적 투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일각에서는 의원직 총사퇴도 불사해야 한다는 초 강경론과 함께 대규모 장외투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최은석 원내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보이콧을 이어갈지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며 "공소 취소 특검법이 올라오면 법사위에 들어가서 싸울 건지, 아니면 여론을 보고 밖에서 투쟁할 건지에 대해 의견이 다양하다. 고민해 봐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이 협상에 응할 명분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반쪽 국회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yma@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