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26.6.29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속도전에 착수했다. 기업들의 투자계획 발표 1주일 만에 부지 선정을 매듭짓고 전방위 정부 지원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뿐 아니라 충청권, 영남권 메가 프로젝트 투자 후속 지원을 위해 매달 직접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부처들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군공항 부지 선정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 및 주변 부지 추가확보 계획, 용수·전력을 포함한 과제가 산적한 만큼 첫 삽을 뜨기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든 절차 불법 아닌 한 병행추진"…토지 강제수용·환경영향평가 간소화 주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민관 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행정 절차 지연으로 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모든 절차를 불법이 아닌 한 병행 추진했으면 좋겠다"라고 속도전을 거듭 주문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환경영향 평가와 관련해 기존 평가결과를 원용하는 등 대폭 간소화·단축화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가 하면, 토지 강제수용 절차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클러스터 조성에 필수적인 전력·용수 확보를 위해 신규 원전 건설까지 강력 시사했다.
아울러 도로, 인프라, 정주여건 개선 등에도 동시다발적·대대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소요되는 공적 지원자금은 사상 최대로 예상되는 세수를 통해 감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직접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은 기업들의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이란 절박한 시대적 과제와 함께 기업들의 투자 현실화 기반을 확실히 닦아놓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관련 인허가 절차 및 예상되는 애로 사항들을 신속히 해결해 반도체 클러스터의 본격 착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발표 일주일 만이자 첫 회의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광주 군공항으로 확정해 발표한 것도 이같은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예상되는 기업들의 투자로 인한 투기는 물론 저항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민관 합동 점검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광주 군공항은 국유지이기 때문에 그런(토지 강제수용) 리스크가 많이 없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린다"며 "다만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에서 조기에 옮기는 것이 전제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 비서실장은 "당분간 오늘과 같은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점검회의를 매달 개최하기로 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지역별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과제 추진을 하나하나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청와대에 중량감 있는 인사를 필두로 한 전담기구 구성도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 직속 특별보좌관(특보) 형태의 TF(태스크포스) 조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6.7.6 © 뉴스1 허경 기자
추가부지·전력·용수 등 산적한 난관…주민 반발·野 공세 넘어야
이 대통령 주도로 대대적 지원이 이뤄지며 3대 메가프로젝트 순항 기대감이 높지만 실제 착수 과정에서는 상당한 난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부지 문제와 관련해 250만 평 규모의 광주 군공항이 선정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상하는 메모리팹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400만 평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관 산업 등 배후 단지 조성 등을 감안하면 인근에 추가 토지 매입이 필요한 셈이다.
이 대통령이 토지 강제수용까지 언급했지만, 실제 부지 확보 작업에선 상당한 저항이나 투기도 예상된다. 부지 평탄화에 있어 장점이 있지만 토지 오염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울러 군공항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잠재우며 야권의 공세도 넘어서야 할 전망이다.
해결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전력·용수 문제도 관건이다. 안정적 기저전력 확보를 위해선 신규 원전 건설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비롯한 여권 핵심 지지층 내 원전 비토 여론을 넘어서는 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는 데다 대상 지역의 반발도 상당할 전망이다.
용수 문제도 댐 보강 등 물그릇 확장과 수로 개선을 위한 대공사가 불가피하다. 차기 정부에서 연속성이 담보될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강 비서실장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부지, 전력, 용수, 도로 등 인프라와 정주 여건, 산업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메가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이다. 기업의 투자 계획이 실제 완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eon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