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국운이 걸린 총력 경쟁”이라고 강조한 뒤 본인이 직접 3대 메가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2655조원, SK그룹은 2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내놨다. 기존 평택·용인 클러스터 외에도 호남, 충청, 영남에 수십조~수백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이 중 호남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들여 반도체 팹 4기를 건설하는 게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었다. 관련 부처 장관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해 부지 선정 등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대통령이 ‘속도전’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는 “정부는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할 것”이라면서 “국운이 걸린 총력 경쟁에서는 그야말로 속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행정편의주의적 사고 등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환경영향평가 등은 기존 자료가 있으면 이를 원용하고, 행정 처리에 있어서는 ‘순차적’ 방식이 아니라 ‘동시·병행 진행’을 촉구했다. 부지 확정부터 착공까지 6년여가 걸린 용인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서도 “제 기준에는 빠르지 않은 것 같다”며 속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서남권 전력과 용수 등 기본 인프라 우려에 대해서도 조속한 개선·구축을 당부했다. 이 분야에서도 이 대통령은 ‘속도전’을 부각했다. 그는 “전력과 용수 문제도 다른 절차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사업이 되는 것을 전제로 선제적으로 확보하면 좋겠다”면서 “기업 측에서 기저 전원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데, 그 문제까지 선제적으로 해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기저전원은 24시간 내내 전력망에서 일정하게 소비되는 최소한의 전력 수요, 즉 기저부하를 감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동하는 발전원을 뜻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다. 서남권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 여건이 풍부할 수 있지만, 낮과 밤, 날씨와 기후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진다. 기업들은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후부가 관련이 많을 텐데, 관심을 가져주고 효율적인 방법을 잘 설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내에 이를 관리할 전담팀을 조속히 꾸리겠다고 밝혔다. 비공개 회의를 통해 3대 메가프로젝트 관련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착공을 위한 부지도 선정했다. 계획 발표 후 일주일 만이다. 유력 후보지였던 광주 군공항 부지가 낙점됐다. 약 250만평 규모 국유지로, 이미 평탄화가 이뤄져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기업들이 원한 곳”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군공항 이전 문제는 남은 과제로 지목된다. 강 실장은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기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전날인 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의된 미래대응기금의 활용 방향도 언급됐다. 강 실장은 “호남권 또는 다른 지역의 반도체 산단을 만드는 데 드는 추가 비용으로 미래대응기금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오전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의구심을 보이는 의견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둘러싸고 ‘정치적 결정에 따른 지역 차별’이라는 비판과 함께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호남을 우대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호남만을 위한 수의계약”이라고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부가 민주당 전당대회 달력 위에 반도체 입지를 그렸다”고 비유했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이병태 부위원장까지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이 부위원장은 SNS를 통해 “정치적인 무리수라면 정권 말기에 진실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썼다. 또 “대통령 앞에서 발표하는 천문학적 투자 약속은 이행 여부가 검증되거나 검증하려는 시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에서는 직접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