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토, ‘조달 기본협정’ 협상 개시…15조원 공동조달 시장 진출 기반 마련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08일, 오전 05:12

[앙카라=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군수·방산 협력과 조달계약에 필요한 법적·행정적 사항을 규정하는 ‘조달 기본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연 1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나토 공동조달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시간) 오후 튀르키예 앙카라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방산 시장 진출과 나토와의 견고한 방산 공급망 구축을 위한 발판을 확보했다”며 “나토 사무총장 면담 계기에 양측은 한·나토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위 실장에 따르면 이 협정은 나토와 파트너국 간의 군수·방산 협력과 조달계약에 필요한 법적·행정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협정이 체결될 경우 연 1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나토 공동조달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게 위 실장의 설명이다. 위 실장은 “조달 기본협정의 체결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는데, 가급적 조속히 타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나토 전체와 조달 협정이 만들어지면 나토 회원국 전반과 공동 조달을 한다든가, 방산협력 체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나토 동맹국들이 장비·물자·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다국적 협력 사업’ 중 기존의 옵서버로 참여해 온 탄약·우주 사업에 더해 방산·원자재 사업에 옵서버로 참여하게 됐다. 위 실장은 “작년에 헤이그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작된 다국적 협력 사업 참여가 1년 만에 새로운 분야로 확대된 것으로, 한·나토 방산 협력이 일회성 교류가 아니라 해를 거듭하며 뿌리를 넓혀 가는 협력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탄약과 방산·원자재 사업 참여는 한·나토 무기체계 간 상호운용성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나토 방산 시장 진출 기반을 넓히는 한편, 우리 군수품의 안정적인 조달 여건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우주 관련 사업 참여는 나토 동맹국이 보유한 우주 인프라를 활용해 필요한 시점에 우주 발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위 실장은 전장에서 활용될 민간 혁신 기술을 평가·검증하는 ‘나토 혁신훈련장’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은 첨단기술이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운용되는지에 대한 살아 있는 경험을 얻게 되고, 혁신훈련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로 나토의 조달·공동개발 사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나토 동맹국 우주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인 ‘스페이스 넷’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해 정보 공유와 기술 협력은 물론 나토 주관 우주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위 실장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도 약속했다. 위 실장은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로 우크라이나를 꾸준히 지원해 왔다”면서 “이번 1억 달러 지원 공약은 그 연장선에서 우리의 기여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살상무기에 대한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우리는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면서 “그 외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 준비 과정과 오늘 가졌던 일정 내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나토의 달라진 시선이었다”면서 “나토 동맹국들은 이제 우리를 단순한 역외 파트너가 아니라 자신들의 안보와 산업기반을 함께 튼튼히 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력자로 주목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위 실장은 오는 8일 있을 노르웨이,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도 소개했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 계기인 만큼 각국과 방산 협력 증진 방안이 주요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는 신재생에너지 및 공급망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예튼 네덜란드 총리와는 기존의 반도체 분야 중심의 협력 외에도 AI, 배터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단 루마니아 대통령과는 원전 및 인프라 분야에서의 양자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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