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문배 외교부 부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특정한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해서 차별을 하고 있다는 미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이러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설명해 왔다”면서도 “아직 미국 내에서 그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세심하게 고려를 하면서 양국 간에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국내 한 언론에 “네트워크법(Network Act·정통망법) 개정안이 과도한 콘텐츠 규제를 초래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s)를 갖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되며, 법 시행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censorship)을 요구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통망법은 일일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정보 유통을 막기 위한 의무를 부여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규제 대상 9곳을 지정했는데, 여기엔 구글·메타·X(옛 트위터) 등 미국 업체와 틱톡 등이 포함돼 있어 미국이 지난해부터 주목해 왔다. 국무부는 지난해 12월에도 법안이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한미 관계는 쿠팡 논란으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달 초에는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백악관도 “한국 정부의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표적화’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디지털기업을 비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우리 측 상황을 계속해 설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통망법과 관련해 미측에 여러 차례 설명을 했고, 법안 초안에서 수정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을 포함한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강경화 주미대사 역시 현지 특파원들을 만나 “양국 정부 간에는 쿠팡 문제가 한미 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우리 입장을 분명하고 일관 되게 설명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악재가 겹치며 한미 안보협의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한미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핵잠 및 원자력 협정 개정을 위한 범정부협의체 간 1차 실무협의를 열고 지난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이행 방안을 논의했고, 이달 미국 워싱턴에서 2차 협의 개최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두번째 회의는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속도전을 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선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차 안보협의 일정은) 양측간 조율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면 말하겠다”라고 답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 안보 분야 후속 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