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반발…與박민규, '임금 지역화폐 지급' 법안 철회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10일, 오후 04:37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성과급 등 근로자 임금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토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0일 철회했다.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자 법안 발의 3일 만에 결국 자진 철회를 선택했다.

10일 박민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7일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법안을 철회하기 위해서는 대표발의자 뿐 아니라 공동발의에 참여한 이들도 모두 동의해야 한다. 해당 법안 공동발의자로는 김한규·김태선·김우영·김현정·박선원·윤준병·이주희·임미애·윤후덕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참여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철회된 법안에는 단체협약 뿐 아니라 사업장 규모 등과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체결하는 ‘근로계약서’ 동의를 받으면 임금을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통화 이외의 것’에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의원실은 이를 통해 해당 법안을 통해 기업의 이윤창출과 성과급 등이 회사의 담장을 넘어 지역사회로 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임금 대부분을 본국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임금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할 경우 외국인 고용이 소득 창출과 지역사회 소비로 이어지게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 발의 후 노동계가 거세게 반대했다.

민주노총은 9일 성명을 통해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하고 실질임금을 잠식한다는 점에서 철회해야 한다”며 “이 법안이 실제로 작동한다면 그 대상은 협상력이 약해 선택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중소사업장·비정규직 노동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난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의 본국 송금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국적에 따라 임금 취급을 달리하려는 발상으로 비칠 수 있다”고 힐난했다.

같은 날 한국노총도 “노동자의 임금은 정책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의 대가로 온전히 보장돼야 할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에 대해 “민주당의 도덕적 허영심”이라고 비꼬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성과급을 어떻게 소비할지는 근로자 개인의 자유”라며 “지역사랑상품권은 용처와 유통기한이 제한적이다. 성과급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건 근로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상품권의 경제적 효과를 정말 믿고 있다면 민주당 국회의원·당직자부터 급여의 상당 부분 상품권으로 지급받고 쓰면서 생활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규 의원실 관계자는 철회 배경 등에 대해 “곧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 박민규 의원실 제공)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 박민규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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