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역 2묘지를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6.17 © 뉴스1 김태성 기자
"2030 청년층에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해서 마음을 열겠나. 사과를 계속한다고 2030세대 마음이 풀리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금 삶에서 느끼는 고통·불만을 해소하고 1년 뒤 평가를 다시 받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
1년 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며 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또 청년의 마음을 잃었다.
조 전 대표는 이번 아이돌 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을 일베식 말투로 단정하며 비판 여론을 이끌었다.
부산 출신인 데다 최근 문조털래유(문재인 전 대통령·조 전 대표·김어준 씨·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유시민 작가를 겨냥해 만든 조어)와 같은 멸칭으로 비난을 당한 맥락을 고려하면 그가 이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2030의 보수화는 조 전 대표가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온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2030세대가 왜 반발하는지는 제대로 짚지는 못한 듯하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단순히 조 전 대표가 '일베 감별사'를 자처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2030세대에게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과정에서 드러난 불공정 논란으로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긴 기득권 정치인의 이미지가 여전하다.
반면 리센느는 중소 연예기획사에서 무명 시절을 버티며 2년 만에 음악차트 1위로 올라선 이른바 '중소돌의 기적'으로 여겨진다.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2030세대에게 리센느의 서사가 더 크게 다가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2030세대는 논란 자체보다도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청년들에게까지 낙인을 찍으려는 듯한 조 전 대표의 방식에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조 전 대표는 "이 문제(일베식 말투)를 제기하는 것을 10~20대를 훈계하는 꼰대 짓이라고 하는 것은 비겁한 주장"이라며 격하게 반응했고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적어도 2030세대가 지키려 했던 것은 '무섭노'라는 단어가 아니라 어렵게 빛을 보기 시작한 청년들의 기회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셈이다.
리센느의 첫 1위 곡 러브어택에는 '한 번도 빛난 적 없었던 미지의 향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겠다'는 가사가 있다. 많은 2030세대가 이 노래에 공감한 이유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도 언젠가는 자신의 차례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조 전 대표가 1년 전 자신의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면,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일 역시 그들이 이번 논란에서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를 읽어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몇 번의 사과를 한들 2030세대의 마음을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rma1921k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