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첨단소재, 소방 현장으로…'800도 견디는' 차세대 방화복 개발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2:2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 분야에서 개발된 첨단 신소재 기술이 소방 현장으로 이전되며 차세대 방화복과 소방로봇 개발에 활용된다. 군사용 극한환경 소재를 국민 안전을 위한 장비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민·군 기술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13일 경남 진주 본원에서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질화붕소나노튜브(BNNT·Boron Nitride Nanotube) 관련 특허 5건을 공식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전된 특허는 대용량 고순도 BNNT 정제 기술 등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핵심 양산 공정 기술이다. 국기연은 해당 기술을 이전하고, 국립소방연구원은 이를 활용해 차세대 방화복과 소방로봇용 열방호 외장재 등 현장 적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BNNT는 800℃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고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첨단 신소재다.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기계적 강도가 뛰어나며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전기절연성을 갖춰 극한 환경 장비에 적합하다. 특히 탄소나노튜브(CNT)보다 약 20만 배 높은 중성자 흡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차세대 전략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양 기관은 BNNT 복합섬유를 적용해 기존 방화복보다 내열성과 경량성을 크게 높인 차세대 방화복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초고온 화재 현장에서 장시간 활동해야 하는 소방대원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군 장병들의 긴급 소방 훈련 자료사진 (사진=공군)
군 장병들의 긴급 소방 훈련 자료사진 (사진=공군)
소방로봇용 복합소재 열방호 외장재 개발도 함께 추진된다.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구조용 로봇의 내열성을 높여 장비 손상을 줄이고 활동 가능 온도를 높임으로써, 위험 지역에서 소방대원의 직접 투입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술이전은 방위사업청과 소방청이 지난 4월 체결한 민·군 연구개발(R&D) 협력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다. 양 기관은 같은 달 열린 제2차 국방-소방 R&D 기술협의체에서 BNNT 기술 이전을 공식화한 뒤 실무 협의를 거쳐 이번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기연과 국립소방연구원은 앞으로 국방 특허 선별 및 이전 → 현장 맞춤형 응용 연구개발 → 민간기업 상품화로 이어지는 3단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국방 분야에서 축적된 원천기술을 공공안전 분야에 이전하고, 이후 민간 기업이 상용 소방장비로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기연은 이번 사례가 방위사업청이 보유한 국방 원천기술을 국민 안전 분야에 접목한 대표적인 민·군 기술협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향후 응용 연구개발 성과가 민간 기업의 첨단 소방장비 상품화로 이어져 국내 소방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재홍 국기연 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 핵심소재 기술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직접 활용되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방기술 성과가 공공안전 분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도 “국방기술의 정수인 BNNT 핵심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소방장비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전받은 기술을 신속히 현장에 적용해 소방공무원의 안전 확보와 국민 생명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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