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본법 시행 반년…‘세계 두 번째’ 타이틀 뒤 남은 과제는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후 07:34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을 맞은 가운데 21일부터는 공공기관의 AI 제품·서비스 우선 검토와 AI 취약계층 지원 등을 담은 후속 개정안도 시행됐다. 국회는 AI 산업 육성을 위한 후속 입법을 이어가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고영향 AI 판단 기준과 AI 사업자 범위, 학습데이터 활용 기준 등은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 회동 마친 여야 원내대표(사진 = 연합뉴스)
2+2 회동 마친 여야 원내대표(사진 = 연합뉴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AI 기본법 후속 개정안과 시행령이 시행됐다. AI 제품·서비스 확인제도를 신설해 공공조달 참여를 지원하고, AI 취약계층 이용 지원과 AI 연구소 설립, 모태펀드를 활용한 창업 지원, 공공기관의 AI 제품·서비스 우선 검토 등의 내용이 새롭게 반영됐다.

국회도 기본법 시행 이후 학습용 데이터 활용 기반과 AI 연구개발, 창업 지원 등을 담은 후속 입법을 이어왔다. 세계적으로 이른 시기에 AI 기본법을 마련했다는 평가는 가능하지만, 실제 성과는 법률의 존재보다 데이터와 컴퓨팅, 인재, 자금, 공공시장 등 AI 산업의 병목을 얼마나 해소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이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고영향 AI’다. 현행법은 에너지 공급과 먹는 물 생산, 보건의료체계 운영, 의료기기, 채용·대출 심사, 공공서비스 등 분야를 고영향 AI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분야 안에서도 어떤 경우를 고영향 AI로 볼 것인지에 대한 세부 판단 기준은 법률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국민의힘 내 AI 전문가인 고동진 의원 측은 이에 “AI 기본법이 단기간에 만들어지다 보니 인공지능 사업자 입장에서 애매모호한 부분과 미비점이 많다”며 “대표적인 것이 고영향 인공지능의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과기정통부가 ‘이 서비스는 고영향 AI다, 아니다’를 매번 판단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하위법령이나 가이드라인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고영향 AI의 세부 판단 기준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습용 데이터 활용 문제도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AI 기본법은 학습용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지만, 공개된 개인정보나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어디까지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지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저작권법 등 개별 법률에 맡겨져 있다. AI 적용 및 거버넌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법 제정·규정 관리가 되는 산업군은 개인정보와 상관없이 사용하고, 다른 특정 산업군은 성장이 어렵게 찍어누르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안철수 의원도 인공지능사업자가 AI 투명성,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조치가 적절한지 과기부장관에게 미리 확인받을 수 있도록 하여 불필요한 중지·시정명령·과태료 부과 등 규제비용을 줄이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사진 = ChatGPT 가공)
(사진 = ChatGPT 가공)
여야는 AI 기본법이 시행 단계에 들어선 만큼 후속 보완 입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 AI특위 위원을 지낸 최보윤 의원은 “산업·피지컬 AI, 딥페이크 규제와 생성형 AI 표시 의무 정비 등 후속 입법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그 공백은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된다. 국회의 입법 속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AI 기본법 시행 이후 제도 보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송기헌 의원은 지난 16일 ‘AI 기본법 시행 6개월 점검 세미나’를 열고 “AI 기본법은 이제 시행 여부를 넘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필요한 단계”라며 “국회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국제적 정합성을 갖춘 AI 법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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