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 논란에 대통령 부정평가 원인 1위 ‘부동산’[정치프리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28일, 오전 05:00

배종찬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주거 안정은 서민 삶의 근간이자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민감한 휘발성 지표다. 그래서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최근 부동산 관련 국민 여론은 악화일로(惡化一路)다. 민심 악화의 도화선이 된 결정적 사건 중 하나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공동 소유하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17억 7000만원 근저당권 설정’ 논란이다. 청와대 측은 매수자의 기존 주택 미매각 사정과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 등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한 정상적 거래라고 해명했으나 빅데이터가 포착한 민심의 기류는 대단히 싸늘하다. 썸트렌드(SomeTrend)의 7월 23~26일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에 따르면 ‘근저당’ 키워드와 결부된 핵심 단어는 ‘논란’과 ‘고가 위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중은 이번 거래를 바라보며 ‘내로남불’, ‘편법’, ‘꼼수’, ‘불법’이라는 단어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현재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기조에 따라 2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의 경우 제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2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일반 서민들은 대출 문턱에 막혀 내 집 마련이나 이사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가 매도인인 동시에 거액의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가 돼 규제를 우회하도록 도왔다는 점은 대중에게 깊은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 ‘국민이 하면 투기고 대통령이 하면 정상적 거래냐’는 비판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비록 일부에서는 ‘정상적’, ‘안전하다’, ‘알려지다’와 같은 방어적 성격의 키워드도 관측되지만 전반적인 여론은 고위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솔선수범의 의무를 저버린 ‘꼼수 매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여론의 불길을 진화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도모하고자 지난 7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역시 시장의 냉혹한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전문가, 인플루언서, 시민 등 140여 명이 모여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 특별 배려와 공급 및 세제 개편을 논의한 이번 토론회에 대해 빅데이터는 양면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가장 돋보인 긍정 연관어는 ‘공감하다’로 대통령이 직접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실수요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시도 자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이면의 연관어들은 훨씬 더 어둡고 무겁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쉽지 않다’, ‘어렵다’, ‘폭동’, ‘실패하다’, ‘갈등’, ‘제한되다’, ‘피해’, ‘손해’ 등의 키워드가 뚜렷하게 도출됐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공급 대책이나 세제 합리화 방안이 실제 시장의 ‘트리플 강세’를 꺾기에는 ‘쉽지 않고 어렵다’는 시장의 회의론을 즉각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특히 ‘폭동’이라는 극단적인 감성어의 등장은 현재 전세와 월세 부담으로 내몰린 서민들의 분노가 단순한 불만을 넘어 폭발적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세제 개편을 둘러싼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의 ‘갈등’과 정책 수혜가 일부에만 ‘제한되다’라는 인식은 토론회가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보다 현상의 어려움만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된 여론조사 지표는 현 정부에 엄중한 경고등을 켜 보였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7월 21~23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3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0.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인 51%로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38%로 상승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부정 평가의 원인 1위로 ‘부동산 정책’을 지목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발생한 현상으로 외교나 민생 경제 등 타 현안을 압도하며 민심의 이반이 어디서 비롯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공급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는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과 대통령의 초고액 근저당 설정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 결합되면서 국민적 저항감은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이념의 장이 아닌 민생의 장이다. 정부가 시장과 호흡하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할 때 비로소 민심의 노여움은 가라앉고 국정 동력은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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