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주가 하락, 레버리지 ETF만 문제 아냐…AI·반도체 불확실성 영향”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29일, 오전 08:57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코스피 급락과 관련해 이를 단순한 ‘증시 안정화’ 차원의 문제로 보기보다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특히 최근 변동성 확대의 원인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하나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파생상품 시장과 투자자 구성 등 국내 증시의 구조적 요인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22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미국 및 남미 순방 관련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22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미국 및 남미 순방 관련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실장은 29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과 정부 대책을 묻는 질문에 “현재 상황을 ‘증시 안정화’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AI 혁명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누구도 지금 와서 AI 혁명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AI 혁명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진행하는 대규모 투자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고,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의 성능과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 시장이 그만큼 형성돼 막대한 투자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이 의문을 갖고 있다”라며 “결국 AI 투자에 대한 평가가 반도체 수요와 연결된다. 이번에도 대규모 반도체 공급계획이 발표됐지만, 그러한 수요가 향후에도 계속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시장 내부에서 AI 혁명의 향방과 이에 연동된 반도체 업황을 놓고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최근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의 성장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 기업이 크게 성장할 경우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라며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메모리반도체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장기적인 시계에서 해당 기업을 반드시 키워내려고 할 것이고, 제조기술 등의 측면에서도 약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번 주가 조정을 보면서 오히려 우리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적기에 투자하며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일을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레버리지 ETF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 주가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움직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시장의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고, 개인투자자들이 매우 역동적으로 투자하며, 관련 파생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레버리지 ETF가 지목되고 있지만, 모든 문제를 레버리지 ETF 하나로 귀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이 주로 이뤄지는 장 마감 전 30분에만 변동성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날은 아침부터 변동성이 확대된다. 변동성이 나타나는 시간 등을 보면 모든 현상을 레버리지 ETF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와 관련한 제도 개선은 앞으로도 보완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다만 그 문제를 넘어 우리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 예컨대 파생상품의 비중과 투자자 구성 등은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변동성이 유독 크게 나타나게 하는 구조적 요인을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증시 상황과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보고 여부에 대해서는 김 정책실장은 “시장 상황은 정책실을 중심으로 계속 살펴보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별도로 공개할 만한 말씀을 하신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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