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美대사 오늘 부임…대미 투자·핵잠 현안 조율 주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전 06:5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1년 반 동안 공석이었던 주한미국대사가 드디어 부임한다. 미셸 스틸(사진) 신임대사는 30일 오후 한국에 입국해 주한미국대사로 한미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가교’로서 시동을 건다. 보수 색채가 강한 공화당 인사지만 성 김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대사인 만큼, 양국간 소통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LA폭동에 정계로 뛰어들어…“나라도 나서야”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대사는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지난 5월 상원 청문회에서 6·25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해 부산으로 피란한 부모의 사연과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한국말로 말하기도 했다.

스틸 대사는 작은 옷 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의 일을 도우며 페퍼다인대 졸업장을 받고,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시만 해도 그는 평범한 학생이었고, 주부의 삶을 살았다. 다만 그의 눈 앞에 펼쳐진 ‘1992년 LA폭동사태’는 그의 삶을 한번에 바꿨다. 한인 사회가 정치적 힘이 없어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 것을 본 스틸 대사는 정치에 입문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스틸 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류 미디어는 한인들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면서 총을 든 이기적인 사람들로 매도했고 흑백 갈등인 로드니 킹 사건을 ‘두순자’ 사건과 연결하면서 폭동을 한흑 갈등으로 변질시켰다”며 “나라도 나서서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계로 뛰어든 그는 LA 시장 후보였던 리처드 라이어든 선거캠프에 참여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냈던 남편 숀 스틸 변호사도 그를 지지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오렌지 카운티 슈퍼바이저(행정책임자)를 거쳤고,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엔 백악관 아시아태평양계 공동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백악관의 아태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20년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선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진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했고 2022년 재선까지 성공했다. 2024년 선거에선 베트남계 2세인 데릭 트란 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하긴 했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를 하며 최측근으로 발판을 굳혔다.

한국계 2세인 만큼,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깊다는 것이 스틸대사의 강점이다. 과거 2021년 한국계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의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지지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견제에도 늘 촉각을 세운 만큼 이번 정부와의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틸 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두며 대북제재를 주장했고, 과거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종전선언에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중국에 대해서도 2023년 중국 견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치됐던 ‘미중 전략경쟁 특위’에서 활동하며 공급망 분리 등 중국 억제 목소리를 내 오기도 했다.

◇대미투자에 쿠팡 이슈까지…산더미 같은 한미 현안

스틸 대사의 부임에 관심이 쏠리는 건 현재 한미간 껄끄러운 현안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의 대미투자가 늦어진다고 불만을 피력하고 있으며 이에 원자력협상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쿠팡도 민감한 문제다.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도 이례적으로 귀국해 청와대와 각 부처를 만나 한미 현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나누기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란 점,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굉장히 공화당 색이 짙은 정치인이라 현 우리 정부와의 조합은 장담할 수 없다”면서 “한국계라는 데 기대를 하기보다, 공석이었던 주한미국대사가 부임하며 한미간 소통이 정상화된다는 측면을 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새로 부임하는 외국 대사는 공식 활동을 위해 외교부 의전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미국대사의 경우 이 계기에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 현재 외교부 장관과 의전장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남미 순방 중이라, 스틸 대사의 신임장 사본 제출은 8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마스가 모자' 보는 강경화 주미 대사(오른쪽)와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연합뉴스 제공]
'마스가 모자' 보는 강경화 주미 대사(오른쪽)와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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