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지 40% ‘현미경 조사’…수도권 포함 78만㏊ 들여다본다(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7:35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정부가 수도권 전역을 포함해 전국 농지 면적의 약 40%를 대상으로 현장 심층조사에 나선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공유농지 등 기존 위험군에 기본조사에서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 등이 의심된 농지를 추가하면서 조사 대상은 총 78만㏊로 확대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소유권이 바뀐 농지 136만㏊에 대한 기본조사를 이달 말 마무리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심층조사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심층조사는 농지를 직접 살펴보는 현장조사와 서류·탐문 등을 통한 보완조사로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농지 284만필지 ‘위반 의심’…세종·제주·강원 순

농지대장에 등록된 국내 전체 농지는 약 195만㏊다. 올해 조사 대상은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소유권이 바뀐 농지 136만㏊다.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위반에는 현행법을 소급 적용해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조사 대상을 구분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이달 29일까지 기본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 필지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전체 대상 필지의 27%인 284만 필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면적으로는 약 30만㏊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로 가장 많았다. 무단 휴경은 11.6%, 불법 전용은 9.0%, 소유 제한 위반은 1.4%로 집계됐다. 한 필지가 여러 위반 유형에 중복 포함된 사례를 제거한 전체 위반 의심 비율이 27%다.

다만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된 필지가 모두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이번 기본조사는 농지대장과 농업경영체 등록 정보, 비료·면세유·재해보험 이용 실적, 항공사진 등 행정정보를 토대로 현장 확인이 필요한 농지를 선별한 단계다.

수도권도 기본조사 대상엔 포함됐지만, 전 지역이 애초부터 심층조사 대상으로 지정된 만큼 기본조사 단계에서는 실경작 여부를 별도로 판별하지 않았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세종의 위반 의심 비율이 가장 높았고 제주와 강원이 뒤를 이었다.

기본조사 결과 심층조사 분류 사유
기본조사 결과 심층조사 분류 사유
◇수도권 포함 78만㏊ 조사…투기엔 엄정 대응

정부가 다음 달부터 심층조사할 대상은 총 78만㏊다. 수도권 전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공유농지 등 기존 9개 위험군 56만㏊에 기본조사에서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된 30만㏊를 더한 뒤 중복 면적 약 8만㏊를 제외한 규모다. 국내 전체 농지 195만㏊의 약 40%에 해당한다.

현장조사에서는 공무원과 조사원이 농지를 방문해 정상적인 영농 여부와 비닐하우스·버섯재배사 등 농업시설의 실제 이용 실태를 확인한다. 출입이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드론과 항공·위성사진을 활용한다.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불법 임대차나 시설물의 적법한 전용 여부는 보완조사에서 점검한다. 농지 소유자에게 입증 서류를 요구하되 고령 농업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행정정보와 주민 대상 문답·탐문조사도 병행한다.

정부는 심층조사를 마친 뒤 위반 사례를 유형별로 나눠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한다.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이나 고의적인 불법 임대·전용이 확인되면 농지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반면 고령이나 질병으로 불가피하게 농사를 쉬거나 농업인끼리 인접 농지를 바꿔 경작한 경우에는 계도와 시정 기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 허가 없이 농업용 간이창고를 설치한 사례도 농촌 현장을 고려해 대안 조치를 마련한다.

위반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는 농지은행이 매입·복구하거나 위탁받아 청년 농업인에게 공급하고, 실경작자의 농지 규모화·집적화에 활용한다. 정부는 농지은행의 매입 여력을 늘리기 위해 내년도 예산 반영을 협의하고 있다.

기본조사 기간 농지은행 임대수탁 신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 4412건에서 올해 7955건으로 약 80% 늘었다.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에는 농지법 위반 신고 206건이 접수됐으며, 강제퇴거 신고 8건 가운데 전수조사와 직접 관련된 사례는 2건 정도로 파악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현장에서 논과 밭을 일구는 농업인은 농지 전수조사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농지를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이 활용하도록 해 농지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농업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