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축구협회·고대 카르텔' 정몽규·홍명보 질타…'정 선생' 문자 논란도(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7월 30일, 오후 10:46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북중미 월드컵 32강에 탈락하며 국민적 공분을 산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여야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축구협회 청문회에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상대로 월드컵 참사의 원인과 협회의 방만한 운영, 감독 선임 과정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어느 날 갑자기 '현대'축구협회로 바뀌어있더라"라며 "또 정 전 회장도 고대, 옆에 앉은 홍 전 감독도 고대, 고려대 출신이 아니면 협회에 발도 못 딛는다는 '고대 카르텔'이란 말도 들어봤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노종면 의원은 "정 전 회장은 회장 4선에 도전할 때 50억 원을 협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안 했다"며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해) 협회가 1심에서 완벽하게 패소했는데 항소했다. 보면 볼수록 이건 정 전 회장 개인을 지키거나 이를 둘러싼 세력을 지키기 위한 사적인 소송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준호 의원은 정 전 회장이 기부하기로 한 '50억 원'을 '매직넘버 50억'이라고 명명했다. 정 의원은 HDC 회장인 정 전 회장이 사업적으로나 협회 차원에서 위기를 겪을 때마다 '50억 원'을 꺼내 들며 위기를 모면하고 실제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최민희 의원은 "일개 축구협회가 대한민국 정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를 의견이라고 치부한다"며 "정부 결정을 우습게 보는 축협이다. 저런 태도니까 그 훌륭한 선수들을 데리고 이런 결과를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홍 전 감독을 직격했다. 배 의원은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마지막 승부차기를 통해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해줬던 홍명보 선수는 '영원한 리베로'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지금은 북중미 월드컵 졸전의 원흉"이라며 "'빵집' 면접을 통해 국가대표 감독이 됐는데 낯부끄럽지 않으냐. 이에 대해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홍 전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제게 온 것으로 생각했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홍 전 감독 측근 두 사람이 협회 채용에 지원했는데 전형적인 패밀리 비즈니스"라며 "제 식구 챙기기가 반복되니까 축구 카르텔이란 비판을 받는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고성이 오가는 상황은 계속됐다. 김재원 의원이 문진희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에게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 아니냐며 질의했는데, 이 과정서 문 위원장의 자세를 지적하며 고성이 오갔다.

문 위원장은 "위원님만 말씀하고 나만 하지 말라는 말이냐. 그러면 똑같이 목소리를 다운시키라. 그쪽은 끼지 마시고" 등의 말로 맞받아쳤다.

이에 조계원 의원 등도 고성으로 항의, 질의가 중단됐다.

이재정 문체위원장이 "여기는 증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 '끼지 마시라'는 식으로 말하실 자리가 아니다"라고 중재한 뒤에야 이어졌다.

축구협회의 자료 제출 부실을 둘러싼 질타도 이어졌다.

조계원 의원은 "축구협회는 깜깜이 행정으로 국민들 눈과 귀를 막는 후안무치를 반복해선 안 된다"면서 이재정 문체위원장에게 "국회를 무시하고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축구협회에 경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일부 의원들은 감독 선임 과정과 계약 관련 자료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자료 제출을 거듭 요구했다. 5차 질의까지 이어지는 중에도 완료되지 않은 답이 있었다.

이에 이재정 위원장은 "자료 제출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오늘이 지난다고 청문회가 끝나는 게 아니다. 경고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국회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날 오전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정몽규 전 회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세지를 확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본회의와 별개로 열린 문체위의 축구협회 청문회에도 청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서울신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30 © 뉴스1


질의에 대해 다소 불확실한 답변도 나왔다.

정몽규 회장에게 홍명보 전 감독 선임 절차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최종 선임을 확정한 이가 누구냐는 질의가 이어졌으나 정 전 회장은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용수 회장 직무대행 역시 2024년 문체부 특정감사에 따른 징계 요구에 불복해 축구협회가 제기한 항소를 취하해야 하지 않느냐는 윤용근 의원 질의에 "다시 이사회를 열어 소송을 중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향후 새 집행부와 새 이사회가 구성된 뒤 소송 취하 여부를 결정한다면 그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 중에는 윤용근 의원과 정몽규 증인 간 문자가 오간 게 밝혀져 논란이 됐다.

윤용근 의원이 "회장님,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증인인 정 전 회장이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정 전 회장에게 "인맥을 활용해서 청문위원들에게 미리 선을 대려고 했느냐. 청문회에서 의원들에게 로비하는 것이 정 증인의 청문회를 준비하는 방식이냐"고 따져 물었다.

노종면 의원 역시 "청문회 국회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심각한 사안"이라며 분노했다.

이후 '정 선배'는 정진석 전 비서실장으로 밝혀졌다.

tree@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