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방부 AI戰 준비…전술폰으로 드론 띄우고 AI 통역 한미연합훈련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7:1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민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국방 AX(AI Transformation)’를 본격화한다. 장병이 손에 쥔 전술 스마트폰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드론을 조종하고, AI가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며, 작전 상황까지 공유하는 미래 전장의 모습이 더 이상 개념 연구가 아닌 실제 개발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4일 군 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2026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국방 AX Sprint)’의 수행기관 선정을 마무리하고 모두 20개 AI 과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투지원과 병력절감, 국방운영 효율화, 사이버보안 등 군 전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사업이다. 2027년까지 정부 예산 400억원이 투입된다. 민간에서 검증된 AI 기술을 군에 빠르게 적용한 뒤 실제 부대에서 검증하고 전군으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과제는 삼성SDS 컨소시엄이 맡게 된 ‘온디바이스 AI 전술폰 기반 이기종 드론 공용 GCS(지상통제체계)’ 개발이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병사들은 전술폰 하나로 제조사가 서로 다른 여러 드론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AI가 전술 상황을 지원하고, 모바일 통·번역 기능을 활용해 한미 연합작전에서도 의사소통을 돕는다. 전술폰 자체에는 군 전용 보안관리 체계까지 탑재돼 일반 스마트폰과는 다른 군 전용 플랫폼으로 운용된다.

이는 국방부가 추진 중인 ‘50만 드론전사’ 정책의 핵심 기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드론마다 조종장비가 달라 운용 효율성이 떨어졌지만, 공용 통제체계가 구축되면 전술폰 하나로 다양한 드론을 통합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지난 5월 28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2026 합동화력훈련'에서 드론이 기계화 부대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28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2026 합동화력훈련'에서 드론이 기계화 부대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한국군은 보안 우려로 스마트폰 기반 전술체계 도입에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드론과 AI를 중심으로 전투 양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군 내부에서도 전술폰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와 삼성전자는 이미 해외에서 관련 기술력을 검증받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2018년부터 미 육군에 삼성 전술폰(Samsung Tactical Edition)을 공급해 왔으며, 삼성SDS의 EMM(Enterprise Mobility Management) 솔루션을 통해 전술폰 원격 제어와 애플리케이션 배포, 운영정책 관리 등 통합 보안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민간 기술을 한국군 운용환경에 맞게 발전시키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국방부가 그리고 있는 미래 전장은 이보다 더 크게 달라진다. 정찰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지휘관에게 전달하고, AI는 적의 공격 양상을 분석해 최적의 대응 방책을 제안한다. 장비 고장도 미리 예측하고, 군 의료기록 작성이나 정비 업무도 AI가 대신한다. 장병들은 AI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시대를 준비하는 셈이다.

실제 이번 AX 스프린트 사업에는 드론 영상의 실시간 3차원 지도 변환, AI 영상 기반 경계작전, 대드론 방어 시뮬레이션, 공개정보(OSINT) 자동분석, AI 작전기상, 장비 수명주기 예측, 군 의료 AI, AI 코딩 보안 등 모두 20개 과제가 포함됐다.

이번 사업은 기술 개발 자체보다 ‘민간 AI를 군에 얼마나 빨리 적용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방부는 “AI 기업이 군 실증환경을 활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군은 민간의 첨단 AI를 신속하게 도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동시에 국내 AI 산업의 국방시장 진출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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