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폐버스'에 사네? 6년 전 보도 '성지순례'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11:4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제안한 폐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청년들의 임시 주거 공간으로 마련하자는 아이디어가 엄청난 역풍을 맞은 가운데 실제 과거 베네수엘라에서 시민들이 생활고로 폐버스에서 생활한 사진이 드러나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6년 전 KBS가 보도한 베네수엘라 곤잘레스 씨 가족이 거주한 버스 하우스다. (사진=KBS 캡처)
6년 전 KBS가 보도한 베네수엘라 곤잘레스 씨 가족이 거주한 버스 하우스다. (사진=KBS 캡처)
앞서 지난 2020년 전 세계에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 베네수엘라도 이를 피해 갈 순 없었다. 게다가 베네수엘라는 당시 극심한 경제난이 시달리고 있을 때다. 하이플레이션(초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져 돈은 휴지 조각이 됐고 생필품 가격이 폭등해 빈곤층과 극빈층이 급증한 상황이었다.

당시 KBS는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경제난에 덮친 코로나19라는 속수무책인 재앙을 보도하며 폐차된 버스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가족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 곤잘레스 가족은 폐차된 버스 안에서 생활한 지 벌써 3년 차라고 소개됐다. 이마저도 구입한 게 아닌 지인에게서 그냥 받은 것이라고 했다.

폐차 안에 놓인 건 침대 하나와 낡은 텔레비전이 전부였다.

부인 마리아(37) 씨는 “우리 부부는 침대에서 자고 아들은 해먹을 쳐주면 거기서 잔다”며 “침대를 더 놓을 공간도 없고, 침대를 살 돈도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버스는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조차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다. 천장과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려 비가 오면 들이치는 빗물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마리아 씨는 “비가 오면 버스 안이 빗물로 가득해진다. 침대를 나누어서 가운데 양동이를 두고 빗물을 받아야 한다”고 현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보조금과 구호 물품으로 생계를 유지해 가는 곤잘레스 가족에게 몸을 뉠 수 있는 장소는 폐버스가 유일했다고 털어놨다.

베네수엘라 곤잘레스 씨 가족이 거주한 버스 하우스 내부다. 보이는 집기가 생활의 전부다.(사진=KBS 캡처)
베네수엘라 곤잘레스 씨 가족이 거주한 버스 하우스 내부다. 보이는 집기가 생활의 전부다.(사진=KBS 캡처)
2020년에 보도된 이 기사에는 현재 ‘성지순례’마냥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냐” “베네수엘라가 롤모델이었다니” “본인 자식들 먼저 살라고 해라” 등 부정적 반응이 줄을 잇는다.

물론 황 의원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베네수엘라 상황과 100%로 일치하는 건 아니다. 황 의원은 대당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 원으로 잡아 수리한다는 가정하에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30세대의 반응은 냉담을 넘어 분노로 터져 나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를 풍자하는 각종 밈(meme)이 쏟아져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황 의원은 버스 하우스를 제안한 글을 삭제하고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더 증폭됐고 황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차 글을 올려 “청년 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황희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를 풍자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황희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를 풍자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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