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예외' 두고 산업부·노동부 또 충돌…"신중해야"vs"논의 중"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후 07:28

[이데일리 공지유 장병호 기자] 정부가 호남권을 비롯해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권역에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등을 포함한 각종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또다시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노동자 보호와 기업 생산성 증대를 두고 의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환경에너지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메가특구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노동자도 보호하고 기업의 생산성도 올릴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날 기후환노위 전체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가 검토 중인 ‘메가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가칭)’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정부는 메가특구법에서 고소득 연구원과 관리직 직원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을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기간제 근로자가 서면 합의한다면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추가로 2년 연장하고, 정규직 전환 없이 계약이 종료되면 공정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기후환노위 의원들은 노동자의 건강권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산업계에서는 제도적 유연성을 주장하고, 노동계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고용 불안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안호영 의원도 “반도체특별법에 의해 연구개발(R&D) 분야는 특별연장근로를 통해 6개월 동안 최대 주 64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제도가 부족한지 실태를 조사해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훈 장관도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고 창의력을 높이는 것이 결코 기업의 혁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며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애로 사항이 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다만 주 52시간제 예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산업부는 유연한 노동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메가특구법이 적용될 때 노동관계에 유연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밀어붙일 의사가 있느냐”는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런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근로시간 특례의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김 장관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면제)과 유연근무시간제 등 다양한 형태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로 확대하고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적용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가 논의 대상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는 “예”라고 답했다.

노동 규제 유연화를 두고 노동 주무부처와 산업 주무부처 수장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최종적인 메가특구법이 어떤 방향으로 결정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훈 장관은 “(산업부 장관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을 육성시키고 초격차 국가로 발전시키는 데 노동부 장관이고 산업부 장관이고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결론이 날 때까지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이 나면 결론을 집행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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