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열고 장동혁이 밟는다…'친한계 물갈이' 연대 본격화

정치

뉴스1,

2026년 8월 13일, 오전 11:49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의원,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조경태, 조배숙 의원. 2025.8.28 © 뉴스1 안은나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친한(친한동훈)계를 '복당 운동권'으로 규정하고 차기 총선 공천 배제를 요구했다.

지난달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반대에서 출발한 공세가 당협위원장 인선 절차와 맞물리면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앞세워 인적 쇄신에 나선 장동혁 대표와 안 의원이 같은 방향에 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야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86 운동권'에 버금가는 '복당 운동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복당 운동권이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치르는 꼴"이라며 "당 밖의 특정인에게 봉사하고 이를 위해 '레커질'을 하며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회견 뒤 기자들에게는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더라도 누구를 가리키는지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지도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징계 국면에 대해서도 안 의원이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 윤리적 오점을 남긴 분들은 걸러내야 한다"며 "국민의 상식선에 어긋나면 과감히 도려내고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조경태·서범수·권영진·진종오 의원의 징계 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네 사람은 각기 다른 사안으로 회부됐으나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비당권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권파는 즉각 호응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안 의원의 말처럼 '복당 운동권'을 근절하고 '바퀴벌레들'을 퇴치해야 한다"고 적었고,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용기 있는 주장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했다.

장 대표도 같은 날 당협위원장 물갈이를 예고했다. 장 대표는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그동안 당협위원장들의 임기가 종료되면 당연하게 다시 연장을 해왔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와의 싸움에 열중하지 않고 그저 지방선거 공천에만 관심 있었던 분들은 교체할 때가 됐다"며 "지금 20%가 싸우고 있는데, 80%가 싸우는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튿날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 당협위원장 선출을 당원 투표에 부치기 위한 절차로, 각 시도당위원장과 사무총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치기로 결정했다. 현역 의원, 특히 친한계 의원들을 물갈이 대상에 올리겠다는 구상이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이 보조를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 의원은 지난달 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 '12·3 비상계엄 당일 당사 집결을 먼저 공지한 인물이 한동훈 당시 대표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한 의원이 "선후관계 왜곡"이라고 반박하자 안 의원은 같은 달 12일 회견에서 "한동훈 의원은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 혹시 창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응원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15일에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실관계는 반박도 못 하면서 계속 안철수 의원만 공격해 안타깝다"며 안 의원을 엄호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17일 제헌절에 서울 올림픽공원 집회 현장을 처음 찾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지도부와 조직강화특위에 쇄신안을 건의하고 있다. 2026.8.12 © 뉴스1 황기선 기자

안 의원과 장 대표 간의 이른바 '패스플레이'가 반복되는 배경으로는 두 사람의 처지가 서로 맞물린다는 점이 거론된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 요구를 받아온 터라 친한계 숙청에 전면으로 나설 경우 계파 보복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 반면 안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중도 성향 인사로 분류돼 온 만큼, 같은 요구를 하더라도 당권파의 강성 목소리로 읽히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으로서는 탄핵에 찬성하는 등 중도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당권 도전의 걸림돌이 돼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했으나 당원 표심을 얻지 못했고, 22대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장 경선에서도 김석기 의원에게 밀렸다.

궁극적으로는 안 의원의 서울시장, 장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겨냥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으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앞서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신청 지연이 길어지자 안 의원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한 적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로 간에 물밑 대화가 이뤄졌거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 대표도 리더십이 크게 약화한 상태이고 안 의원도 기존 행보에 어긋나는 모습이라 실제 구상대로 될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안 의원 측은 연대설 자체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당 개혁안을 내지 않는 장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준비했던 회견"이라며 "안 의원은 장 대표가 물밑에서 소통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라고 밝혔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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