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조정식 의장 실언에 꺼진 개헌 불씨, 되살리기 힘들 것”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후 08:13

[이데일리 노희준 장병호 이혜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야권에서 흘러나온 ‘분권형 개헌 논의’에 공감을 표하면서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야권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에도 부정적이었던 데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최근 ‘연임’ 개헌 발언 논란으로 개헌 동력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개헌 논의에 불이 다시 붙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전문가들 “조정식 의장 실언에 꺼진 개헌 불씨, 되살리기 힘들 것”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공감을 표한 분권형 개헌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국회·총리·지방정부 등으로 분산하자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국회 다수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총리가 국정운영을 맡는 의원내각제나, 대통령과 총리가 행정권을 나눠 갖는 이원집정부제 등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이런 분권형 개헌 제안에 적극 동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여권의 개헌 추진에 대해 보수 야당에서 연임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독재니, 연임이니 그런 이야기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 수준에서 통하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정족수가 있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통과가 안 되는 것이니, 그런 의도가 있다면 개헌을 못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장치가 있는데 연임, 독재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에 따라 헌법 개정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151명)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 또 개헌안의 국회 의결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다. 이에 따라 개헌 저지선은 101석이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이 110석이라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다. 또 개헌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국회의결 뒤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 투표에 투표자 과반수 찬성까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의 개헌 의사 표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면서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도 4년 연임제 개헌 등은 재차 공약하기도 했다. 다만, 임기 단축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국가 최종 책임자의 임기 문제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공감 표시에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경영연구소 소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립서비스 차원으로 보인다. 진정성이 떨어진다”면서 “디테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얘기했다면 얼마만큼 단축해서 개헌에 나서겠다는 타임 스케줄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최근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여부는 국민의 선택’이라는 발언이 나온 이후 개헌 동력은 사그라졌다는 게 일반적이다.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없는 연임 문제를 입법부 수장이 불필요하게 ‘국민 선택’으로 공론화하면서 야권의 개헌 반대 명분을 키우는 등 정치권 논란만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임기 연장 개헌 한 번 시도해보라. 남은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그 전부터 개헌에 부정적이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선거관리위원회를 개혁하기 위해 ‘원포인 개헌’이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도 선관위 특검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용’이라며 반대해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 체제가 되면서 정부와 대화가 안 되고 단절이 장기화하는 상태”라면서 “대통령이 야권과의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이 중요하지만, 개헌을 위해 야권 의원들을 만난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개현을 위한 적기도 아니다”면서 “개헌을 하려면 지지율이 높아야 하는데, 부동산 등 민생 문제, 당내 투쟁 등 먼저 진정돼야 할 것들이 많다”고도 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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