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5·18 성역화 안 돼"…민주당, 제명 촉구 결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후 03:14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뉴라이트 계열 역사단체와 함께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하겠다며 국회에서 포럼을 열어 논란을 일으킨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5·18은 성역화돼선 안 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난감한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이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자신의 의원실과 새역사국민운동이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공개 포럼을 둘러싼 비판에 반박했다. 포럼 참석자들의 5·18 왜곡·폄훼 발언에 대해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전날에 이어 5·18을 둘러싼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방적으로 되풀이했다.

이 의원은 “5·18이 특별법에 따라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돼 있으니 더는 토론이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면 5·18은 성역을 넘어 이미 신화가 된 것”이라며 “직접 현장을 경험한 목격자들이 생존해 있고 자료가 많이 남아 있는 지금 연구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하면서 토론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5·18은 특정 진영이나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포럼 발표자들의 발언을 두고는 “개별 발표자의 모든 표현과 주장이 주최자인 저의 견해이거나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5·18 유공자 제도에 대해서도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 의원은 유공자 인정 유형별 인원과 심사 기준, 인정 사유, 심사 절차 및 지원 규모 등을 개인정보 보호 범위 안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 당시 일부 참석자의 발언만을 근거로 행사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포럼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해 달라고도 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의를 받지 않고 이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의를 받지 않고 이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가지고 전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입장만 재차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목적 살인죄 유죄가 확정됐는데 어떤 토론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 의원의 포럼 개최가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 개최 전 정점식 원내대표가 취소를 요청했으나 강행됐다”며 “정 원내대표도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에 우리 당이 동의한 적이 있고 근대사의 민주화운동을 계승한다는 당의 입장도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균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균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곧바로 이 의원 제명 절차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주희 원내대변인과 박균택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 ‘5·18 왜곡·폄훼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렸으며 당론으로 추진됐다.

이 원내대변인은 결의안 제출 직후 “국회 역사상 치욕스러운 날로 기록될 행위를 이 의원이 자행했다”며 “5·18 정신을 폄훼하는 인사들을 모아 역사적으로 확정된 사실까지 부정한 것은 동료라고 하기도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고 당장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국회 결의로 이를 확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남경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5·18을 성역화하고 민주당의 전유물로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은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이라며 “당을 넘어 보수 전체를 오염시키는 행위를 엄단하고 극단 세력과의 유착을 끊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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