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5만 명을 파병하고 미사일부대까지 보내며 실전 훈련 경험을 쌓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은 위축되며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를 둘러싼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제공]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 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에 대해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현재 취소를 하기엔 늦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 규모를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부연했다.
올해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17일부터 27일까지 시행되는데 이미 대대급 이상 야외훈련은 14건을 목표로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17건)보다 줄어든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상시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야외훈련을 연중 분산 실시하기 위한 차원이라 해명했지만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행보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더욱 축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진 셈이다. 앞서 지난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후 8월 연합훈련 중단을 발표했는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28년만에 중단됐고, 남북·북미대화 분위기 속에 이듬해부터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까지 모두 중단된 바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은 빠르게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안전한 후방을 확보하지 못한 러시아가 이제 북한군 증원 없이 전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 북한군을 추가로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북한군으로부터 탄도 미사일도 받았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다른 무기들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3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됐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10일부터는 최대 5만 명이라고 그 수치를 확대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에 방공망 지원을 요구하며 ”북한이 전쟁을 배우기 위해 우리 땅과 영공에 오려는 욕구와 관심을 꺾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우크라이나의 모든 주장을 신뢰할 순 없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4년 러시아와의 전쟁이 한창일 때도, 한국이나 미국 등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첩보를 일단 노출하는 식으로 공세를 퍼부은 바 있다. 가뜩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돕던 미국은 이란전쟁에 집중하고 있어 우크라이나로선 아시아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도 북한군 5만명 파병설이나 미사일부대 이동 등을 주장하면서도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현재 북러 밀착과 북한군 파병 동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 면서도 ‘정보 관련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北 우크라 5만명 파병 가능성 속 안보 빨간불
하지만 최근 북러간 밀착 움직임을 감안하면 북한의 추가파병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미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어느 한 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는 ‘자동 군사 개입조항’에 서로 서명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북한 외교 수장인 최선희 외무상이 모스크바에 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파병에 대한 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란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으로선 북한군의 실전 역량을 첨단화하는 동시에 러시아로부터 현대전 수행방식이나 무기개량, 실전데이터 및 위성정보 기술 등을 직접 흡수할 수 있는 기회라 추가 파병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지난 2024년처럼 막대한 경제적, 군사적 급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장대로라면 이번엔 북한의 미사일부대가 러시아군과 함께 편성돼 전투에 투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2024년만 해도 북한은 보병 전력 위주로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지만, 올해 북한의 미사일부대가 편제됐다면 실전 테스트를 넘어 미사일 정밀도까지 높이는 기회로 이번 전쟁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북한의 현실적 위협은 커지고 있고, 파병을 통해 잠재적 역량발전도 이어가고 있지만 한미연합태세는 약화하고 있다“면서 ”대화하겠다고 우리의 무장을 해제하는 상황은 적절치 않다“라고 우려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 역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협상 환경 조성을 위한 수단을 마련하려는 의도“라면서도 ”연합방위태세의 숙련도와 대북 억제 신호의 일관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둔 13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