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이진숙 '5·18 토론회' 충돌로 무산…與 "나가라" 李 "집단 폭력"(종합2보)

정치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후 03:33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6.8.19 © 뉴스1 황기선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9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 논란이 벌어진 일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예정된 업무보고와 결산 심사에 착수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이 의원의 즉각적인 퇴장과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국민의힘이 반박에 나서면서 회의는 오전 내내 공전했다. 공방이 과열되자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사과나 이석을 중재안으로 요청했지만, 이 의원이 모두 거부하면서 회의는 첫발도 떼지 못한 채 무산됐다.

與 "즉각 의원직 사퇴하고 유튜브나 출연해라"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5·18 희생자와 유가족, 광주시민과 우리 국민들을 모욕한 이 의원이 이 자리에 앉아서 회의에 참여하고 결산 심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하고 유튜브에나 출연해 보수의 여전사 역할을 하라"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포럼을 열었고, 참석자 일부가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는 등 각종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역사적으로 이미 확증된 사실, 심지어는 국제사회조차도 확정한 이 학살 사태를 두고 소요 사태라고 이야기하거나 매도하는 이런 발언들이 어떻게 학술인가"라며 "이것을 학술이라는 용어로 둔갑시킬 수 없다"고 가세했다.

같은 당 이연희 의원도 "이 의원이 상임위에 출석해서 활동을 하는 한 이 상임위는 정상적으로 가동이 될 수 없다"면서 "이 의원의 퇴장을 명해 달라"고 밝혔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8.19 © 뉴스1 황기선 기자

이에 이진숙 의원은 토론회를 주최한 것일 뿐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제가 무슨 중대범죄를 저질렀나"라며 "참석해서 발표하고 토론한 분들은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서 각자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토론회를 열었다는 것 자체로 시비를 건다고 하면 5·18을 성역화시키는 것이고, 성역화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게 되면 많은 금기가 생긴다"며 "5·18이라는 민주화운동이 성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토론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5·18에 대해서 민주당에서 학술토론회를 한다면 저도 참석해서 듣겠다"며 "지난번에 있었던 토론회가 마음에 맞지 않다거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에서 토론회를 같은 장소에서 열어 달라"고 제안했다.

국민의힘도 엄호에 나섰다. 야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문제의 포럼을 "비교적 입장이 뚜렷이 알려진 한 학술단체의 행사"라며 "학술행사를 연 것과 그곳에서 제기된 발언이 이진숙 의원의 생각이고 입장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사실관계와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서천호 의원은 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서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직접 발언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2항 면책 조항에 보면 설령 그런 발언이 있다손 치더라도 예술, 학문, 연구, 학술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면책 규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격 시비라든지 퇴장을 시켜야 된다, 심지어는 중대 범죄자라고까지 발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했다. 최 의원은 "5·18 문제에 대해서 우리 당의 입장은 신한국당 이래로 똑같다"고 했고, 서 의원도 자신의 입장을 말하기 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과 거부한 李 "민주당 집단폭력 때문에 파행"
회의가 오전 내내 공전하자,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이진숙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송 위원장은 "논란이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고 그것 때문에 우리 과방위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안 되는 것이 명확하게 예상이 되는데, 토론회 개최하신 부분에 대해서 적절한 의사 표현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에 나오신 분들은 명백하게 반복해서 허위 관련된 말씀을 하신 분들이고, 5·18 유족들한테 고통을 주셨던 분들"이라며 "그분들을 위해서 국회에서 판을 깔아준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이진숙 의원은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는 것이 과방위를 파행으로 이르게 했다는 그 주장에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사실상 집단폭력을 행사하는 듯한 그런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재차 사과 요구가 이어지자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해서, 특히 사망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제가 명복을 빈다고 (당시) 인사말을 했다"며 "학술토론회 내용에 대해서 제가 통제할 권한은 없다"고 반복했다.

송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우리 과방위가 정상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 분명히 하시고 넘어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이 의원이 재차 반박하려고 하자, 송 위원장은 "사과가 아니라면 제가 발언권은 드리지 않겠다"고 제지하는 일도 있었다.

과방위는 오전 10시 개의한 후 30분 만에 정회했다가 속개했으나 공방이 이어지면서 오전 11시 40분쯤 다시 정회했다. 점심시간 동안 양당 간사가 회의를 지속하기 위해 협의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준호 여당 간사, 최형두 야당 간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8.19 © 뉴스1 황기선 기자

송기헌, 회의 진행 불가 선언…"이석 요구도 거절"
송 위원장은 오후 2시 무렵 속개 직후 "양당 간사님께서 잘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는 오늘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저희는 오전 회의 정회 전에 이진숙 의원님이 해당 토론회 개최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 이것이 어렵다면 오늘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오늘 전체회의 이석을 요청했다"며 "아직 입장 변화가 없고, 점심시간 중에 양당 간사님 협의 과정에서도 확인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단체가 5·18을 여전히 광주 사태로 지칭하는 단체라는 사실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이미 확립된 국가적·사회적 합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라며 "우리 헌법 역시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과방위는 허위 조작 정보와 혐오 표현에 대한 제재와 대응을 담당하는 주무 상임위"라며 "우리 위원회 내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성 주장이 제대로 짚이지 않고 넘어간다면 앞으로 어떤 허위 조작 정보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일관되고 설득력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회의를 준비한 행정실 직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공직자, 보좌진 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뒤 "오늘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며 오후 회의 시작 5분여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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