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다 급하면 집으로?" 농지 화장실 설치 간소화

정치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전 11:40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앞으로는 농업인이 농지에 10제곱미터(㎡) 이하 화장실이나 25㎡ 이하 주차장을 설치할 때 별도의 농지전용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농촌특화지구에 들어서는 주택·소매점 등의 설치 절차도 간소화되고, 양식장 등 농수축산업용 시설의 농지 사용기간은 최대 12년에서 20년으로 늘어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농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농지 보전 원칙은 유지하면서 농업인의 영농 불편을 줄이고 농촌에 필요한 시설이 신속하게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정비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수도권 내 한 농지 너머로 아파트 단지 등 재개발 구역이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수도권 내 한 농지 너머로 아파트 단지 등 재개발 구역이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일정한 요건을 갖춘 농업인 화장실과 주차장 부지는 농지의 일부로 인정한다. 지금까지는 농작업 중 이용할 화장실이나 작업 차량을 세울 주차장을 농지에 설치하려면 농지전용 절차를 밟아야 했다. 농업인 설문조사에선 농작업용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6.0%, 주차공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4.5%에 달했다.

개정안에 따라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은 한 필지에 수평투영면적 10㎡ 이하의 단독 화장실과 부지면적 25㎡ 이하의 주차장을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다. 화장실은 가설건축물 형태로 설치해 축조신고를 해야 하고, 주차장은 건축물이나 가설건축물이 아닌 주차공간이어야 한다. 설치 사실은 농지대장에 등재된다.

다만 농막이나 농촌체류형 쉼터가 이미 설치된 필지엔 별도의 화장실과 주차장을 둘 수 없다. 주차장은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농로나 사실상 통로에 접한 농지에만 설치할 수 있으며, 서로 인접한 필지에 각각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 주차장끼리 맞닿아서는 안 된다.

농촌특화지구의 농지전용 절차도 간소화된다. 현재는 시·군이 농촌공간계획에 따라 주거·생활서비스 시설을 확충할 지역으로 농촌특화지구를 지정하더라도 농지에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을 설치하려면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했다.

앞으로는 농촌마을보호지구 등 일부 특화지구에서 지구 조성 목적에 맞는 시설을 설치할 경우 허가 대신 신고만 하면 된다. 농촌마을보호지구엔 단독주택과 소매점, 휴게음식점 등이, 농업유산지구엔 전시장과 체험장, 야영장 등이 해당한다. 다만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에 지구별로 정해진 시설을 기준 규모 이하로 설치할 때만 특례가 적용된다.

양식장·양어장 등 농수축산업용 시설의 농지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은 최대 12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된다. 최초 5년간 허가한 뒤 5년씩 세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설치비가 많이 들고 장기간 운영해야 하는 시설의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농지법 위반 신고포상금 제도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검사의 공소제기 등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포상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처분명령 등 행정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지급할 수 있다. 1인당 연간 지급 상한은 15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높아지고, 농지 불법 임대차도 포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를 보전한다는 원칙은 유지하되 농사짓는 데 꼭 필요한 시설이나 농촌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시설 설치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는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농지 규제 개선 과제를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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