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한미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첫 사업으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를 사실상 정하고도 발표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개별 프로젝트의 ‘미국 소유(U.S. ownership)’를 둘러싼 이견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양해각서(MOU)는 발전소 등 개별 사업을 담는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V)을 미국이 전적으로 소유하도록 규정했지만,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법인도 미국 소유 주체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지난해 11월 체결한 MOU에 따르면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 사업을 관리할 우산형 투자 SPV를 설립하고, 미국 또는 미국이 지정한 주체가 무한책임사원(GP) 자격으로 이를 관리·지배한다. 한국은 투자 SPV에 자금을 공급한다. 이 아래 설치되는 프로젝트 SPV에 대해 MOU 부속서는 “미국이 전적으로 소유하는(wholly-owned by the United States) 별도 특수목적법인”으로 규정했다.
쟁점은 여기서 말하는 ‘미국’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미국 측은 미국 정부나 미국이 지정한 미국 측 주체가 프로젝트 지분을 직접 가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 측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설립한 현지법인도 미국법에 따른 법인인 만큼 지분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 해석대로라면 한국은 대규모 자금을 대고도 발전소의 주주가 되지 못할 수 있다. 운영·증설·매각 등 주요 결정은 미국 측이 장악하고 한국 기업은 시공·기자재 공급이나 위탁운영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한국계 현지법인이 지분을 확보하면 이사회와 의결권에 참여하고 장기 운영수익과 자산가치 상승분도 가져갈 수 있다. 이번 1호사업에서 정해진 ‘미국 소유’의 기준은 향후 원전·에너지·반도체 등 후속 프로젝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닐스 월레슨 오스터버그 연구위원은 “MOU는 투자 프로젝트를 미국이 소유한다고 명시하지만, 민간과 공공 가운데 누가 소유하는지, 소유권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며 ‘미국 소유’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이 투자 발표를 늦추는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