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7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정책부터 공소취소까지 쟁점 현안의 완급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전체적인 국정 운영의 속도는 유지하되, 민심 이반 우려가 큰 사안은 한 템포 늦추며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싣는 기류가 읽힌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26일 이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국민의 삶이 개선되고, 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국정운영 전반을 섬세히 살펴 실질적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상 청와대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번 입장은 지지율 하락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국정 운영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2~24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9%, 부정 평가는 57.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통상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35% 안팎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핵심 지지층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대법관·공공기관…쟁점마다 '한 템포'
지지율 하락 속 정책 전반에서도 완급 조절 기류가 감지된다. 대표적인 예가 부동산 정책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정상화는 어려운 일이지만 계곡 불법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는 쉬운 일"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1주택자 증세 논란이 확산되자,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는 거주·비거주를 구분하지 않거나 실거주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손질을 진행 중이다.
이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도 정면 충돌을 피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서면 제출을 두고 "헌정사에 유례없는 일방적 통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자칫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당초 지난 25일 발표가 예상됐던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발표도 10~11월로 미뤄졌다.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해왔지만, 대상 기관 노조의 반발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잇단 지지층 결집 발언…민주당 '조작기소 특검법' 숨고르기
민주당에서는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두고서 신중한 분위기가 읽힌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논란과 맞물려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전날 CPBC 라디오에서 법안 관련 기류를 묻는 말에 "일단 민생을 챙기는 일을 먼저 해야 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대표와 정청래·송영길 후보를 초청해 만찬을 가진 데 이어, 25일에는 신임 지도부와도 만찬을 이어가며 '당청 원팀'을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만찬에서 "왼쪽(진보진영)도 품고 가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그간 중도와 통합 인사를 많이 했는데 이 과정에서 왼쪽은 서운하실 수도 있었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만찬이 끝난 뒤 이 대통령과 별도로 만나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임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청와대는 "건의가 청와대에 전달돼 이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조국혁신당 등 진보 진영에선 인 회장이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다"며 강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었다. 최근 이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 유시민 작가도 "이 대통령이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며 이른바 '재건축론'의 근거로 인 회장 기용을 꼽은 바 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ARS 방식(휴대전화 100% RDD 방식,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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