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법관 후보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서면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를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24기)는 이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 전 대법관 후임과 이 대법관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와 김 부장판사(24기) 임명해달라고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려 여권의 반발을 샀다. 특히 손 부장판사는 여권 내 비토가 강한 인물이어서 논란이 커졌다.
강 대변인은 "제청과 임명은 삼권분립 원칙 하에 서로 다른 헌법 기관에 배분된 권한이며 국민 주권의 원리에 비춰볼 때 제청권은 임명권을 대체하거나 무력화하는 권한이 아니라 임명권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뒷받침하는 권한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제청에 이른 것도 각 기관 간 권한을 상호 존중하라는 헌법 취지에 따른 것이었다"라면서 "이번 노 전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지난 1월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 이후 대법원장은 7개월 넘게 (후보자를) 제청하지 않다가 실질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그동안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 법원이 구성되는 일을 막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였다"라며 "사법부가 그 관행을 저버린 것은 지금껏 사법부 독립을 지탱해 온 근거를 스스로 약화시킨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라고 했다.
그는 "손 후보자 제청 직전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후보 추천위에서 법원조직법에 따라 추천한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타진한 사실도 국회에서 확인됐다"면서 "이미 정당하게 추천된 후보자를 제청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후보자 개인에게 타진한 것은 인사 절차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국민의 재판 청구권 보장이라는 대법원 본연의 역할을 고려할 때 손 후보자의 이번 제청이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라는 국민 요청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헌법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부여한 실질적 임명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행사돼야 하는 권한"이라며 "재제청 요청은 대법원장 제청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정한 상호 견제의 한 방식으로써 제청이 기관에 대한 존중의 토대 위에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법원장도 대법관의 장기 공석으로 인해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관 후보 추천위의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김성수 후보자는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인 만큼 오늘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국민 재판 청구권 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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