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운데)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왼쪽) 대표, 정점식(오른쪽)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장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8.27 © 뉴스1 황기선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이를 두고 장동혁 대표는 물론 당내 중진들도 누구 하나 진영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못 하는 상황에서 두 원로를 통해 보수 적통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보수 진영 내에서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상징성이 예전만 못한 데다, 두 사람 모두 미래가 아닌 과거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 효과에는 물음표가 달리는 상황이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점식 원내대표는 오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이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을 지원한 데 대해 정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당 통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7~28일 양일간 진행한 당 국회의원 연찬회에는 박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연찬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전직 대통령이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참석과 관련한 여권의 비판에 대해서도 '적반하장'이라며 맞불을 놨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28일) "더불어민주당이 박 전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을 두고 자꾸 왜곡하고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과도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남의 당 연찬회에 왜 그렇게 오지랖을 부리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부러우면 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격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 결정을 받았고 대법원의 징역 22년 확정판결로 국민적 심판을 받은 인물을 나침판으로 삼아 어떻게 미래로 가겠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촛불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모욕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박형준 후보 지지 발언을 하기 위해 해운대 구남로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후 유세 차량 부근으로 이동하고 있다.2026.5.31 © 뉴스1 이주현 기자
당내 투톱이 연달아 두 전직 대통령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정치권에선 이들이 당내 입지 강화를 위해 보수 적통성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보수 진영의 상징으로 꼽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에 비해선 보수 진영 내에서 영향력은 떨어지지만,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두 전직 대통령을 직접 접촉하고 있는 정 원내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장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보수층을 지지 기반으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보수 통합'이라는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진 미지수다. 당내에선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 등 비당권파 간 알력 다툼이 여전한 데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물론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등 제3지대 인사와의 통합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또한 박 전 대통령 측과 유 전 의원 간 해묵은 감정도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7일 중앙일보 유튜브 '불편한 여의도'에 나와"지난해 초 (박 전 대통령 측인) 유영하 의원에게 '뵙고 싶다고 한다는 말씀을 드려보라'고 했는데 1년 넘게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유 의원은 이튿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유 전 의원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두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을 안 하는 것보단 낫다고 본다"면서도 "두 사람의 명예가 상당히 복원되긴 했지만 어쨌거나 과거 인물 아닌가. 유승민·한동훈·이준석 등과 같은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인물과 통합해야 진정한 대표성이 확보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도부가 당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안 되니까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직 대통령의 상징성이 지금 국민의힘 내분을 봉합시킬 정도의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s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