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제청 반려'에 조희대 법사위 불출석 입장…與, 후속 대응 수위 주목

정치

뉴스1,

2026년 8월 29일, 오전 06:00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박지혜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을 둘러싼 여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조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 의무가 있다며 불출석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에도 예정대로 현안질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됐던 탄핵론이 다시 부상하는 동시에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사법개혁 논의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법사위는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전날(28일)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권이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독립적 권한이라는 점을 불출석 이유로 들었다. 국회에서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하고,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답변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국회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다. 대법원장이 법을 어기면 되겠나"라며 "대법원장이 대통령도, 국회도, 국민도 안중에 없는 것인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국회 역시 헌법상 대법관 임명 동의권을 가진 헌법기관"이라며 "대법관 공석과 재판 지연의 피해를 감당한 국민의 알권리는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여권의 압박은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와 맞물려 한층 거세지는 모습이다. 앞서 청와대는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조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재제청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 1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 이후 7개월 넘게 제청을 미룬 데다 실질적인 협의 없이 손 후보자를 서면 제청해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손 후보자에 대한 제청이 반려된 만큼 기존 추천위가 추천한 나머지 3명의 후보 가운데 재제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청와대의 제청 반려 발표 전 기자들과 만나 "현 후보자(손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자진 철회하고 1차로 꾸려진 남은 3명 후보자 중 협의를 거쳐 재제청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유승관 기자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여당의 대응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다음 스텝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과 대법관 후보 제청 지연 등을 문제 삼아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필요성을 제기해온 만큼 법사위 불출석에 이어 재제청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탄핵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여당의 압박은 조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를 넘어 사법제도 개편 논의로도 이어질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방안과 대법관 제청 제도 개선 등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제왕적 대법원장이라는 현행 제도가 과연 유지되는 게 맞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대법관 제청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청 지연을 막기 위한 입법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친청(친정청래)계 의원들과 함께 전임 대법관의 퇴임 1개월 전까지 후임 제청 절차를 마치도록 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향후 여당의 대응 수위는 조 대법원장이 다음 주 내놓을 공식 입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수용할지가 핵심 변수로, 이를 거부할 경우 거취 압박이 다시 거세지는 동시에 사법제도 개편 논의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퇴근길에서 청와대의 제청 반려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후속 절차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에 있다"며 "다음 주 정리가 되면 모든 내용을 정식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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