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박지혜 기자
여야는 29일 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제출을 거부하고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입맛대로 '대법관 쇼핑'을 한다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재제청에 나서라고 압박하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거부한 것은 이승만 정부 이후 전례가 없는 사법권 침해이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저버린 초법적 폭거"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28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보내고, 함께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손·김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관례와 달리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렸고, 손 부장판사는 여권 내 비토가 강한 인물이라 논란이 커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 맘에 들지 않는 대법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법부를 향한 공개 협박이자 선수가 자기 입맛에 맞는 심판을 고르고, 범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재판관을 선택하겠다는 발상"이라며 "대통령이 헌법 위에 군림하며 사법부 인사까지 좌지우지하겠다는 위험천만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법원장을 포함해 전체 26명의 대법관 중 무려 22명을 임명하게 된다"며 "대법원장의 제청권마저 무력화하고 코드 인사를 채워 넣는다면, 대한민국 대법원은 사법부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방탄 로펌'이자 정권의 '무료 변호인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에게 "신속한 재제청 절차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그 실질적 임명권이 존중되는 가운데 행사되어야 하는 권한"이라며 "협의의 관행 또한 헌법기관 상호 간 존중을 통해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라고 밝혔다.
이어 "조 대법원장의 일방적 서면 제청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허무는 처사"라며 "7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설명 없이 제청을 미뤄온 것 역시 헌법이 부여한 책무의 방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청권은 임명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임명권의 올바른 행사를 뒷받침하는 권한"이라며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으로 완성되는 삼권의 공동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또 국민의힘을 겨냥해 "제청권이 대법원장의 독점적 권한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선출된 권력의 임명권을 형식적 절차로 격하시키는 그 주장이야말로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정당한 헌법상 권한 행사를 ‘사법부 장악’으로 둔갑시키는 정치공세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법관 재제청에 앞서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헌법 제104조에는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만 적혀 있을 뿐, 대통령이 제청을 되돌려 보낼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행사하자 관례를 어겼다고 몰아세우더니, 정작 자신들은 헌법에 없는 권한을 꺼내 들었다"며 "필요하면 관례를 헌법으로 끌어올리고, 걸리적거리면 헌법상 권한도 관례 위반이라 걷어찬다"고 꼬집었다.
grow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