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27 © 뉴스1 유승관 기자
김민석 대표 체제 출범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새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민생 성과에 집중하는 전략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에 더해 핵심 지지층의 개혁 요구까지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7일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를 선출한 이후 당의 외연 확장과 민생 중심 행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 교체에 따른 이른바 컨벤션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발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민주당 지지율이 30%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3주차 조사에서 39%를 기록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42%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49%였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신임 지도부 출범만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은 국면이다.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연일 외연 확장과 민생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 인천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전통적 지지 기반을 넘어 중도보수층까지 당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도보수층까지 끌어들여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민생·실용·확장 노선이 우리 정부의 노선이고, 이번에 선택된 당의 노선"이라며 "정청래 전 대표는 대표적인 '중도는 없다'론자다. 그에 반에 저나 대통령은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 지지 기반에 중도보수로의 확장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당을 사실상 차기 총선 준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밝힌 상태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대표 취임 후 처음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총선 준비를 시작하겠다"며 당의 전반적인 체계를 총선 승리를 위한 방향으로 재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쟁성 현안이 당의 외연 확장에 미칠 영향을 관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의원들에게 민감한 현안에 대한 개별적인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함께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고 민생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김 대표의 외연 확장 전략이 실제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중도보수층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핵심 지지층이 요구하는 개혁 과제에서도 선명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여권의 공세는 이 같은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인사 농단으로 규정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 역시 조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로 직접 겨냥하며 당의 공세에 힘을 싣고 있다.
사법개혁 등 쟁점 현안에서 선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측면이 있지만 사법부를 겨냥한 고강도 공세가 이어질 경우 외연을 확장하려는 전략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논의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검찰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국 김 대표로서는 핵심 지지층의 개혁 요구를 외면할 수도, 중도층 확장을 위해 개혁 의제의 수위를 무작정 낮출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인 상황이다. 선명성을 유지하면서 중도보수층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김민석 체제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상당 부분 연동돼 있는 만큼 당 차원의 전략만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과 민생·경제 등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가 민주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27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8.27 © 뉴스1 유승관 기자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는 이 대통령과 연동돼 있다"며 "여당과 청와대는 긴장 관계가 형성돼야 하는데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민석의 민주당만 점수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흐름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시작과 동시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음 달 시작되는 정기국회가 김민석 지도부의 지지율 반등 전략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민생·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동시에 사법개혁 등의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지지층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중도층의 공감대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고, 응답률은 9.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liminalline@news1.kr









